“8년 동안 똑같은 배당금”…남양유업, 국민연금 압박에 달라질까

뉴스1

입력 2019-02-08 16:13 수정 2019-02-0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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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남양유업에 배당 관련 주주제안 추진
홍원식 남양 회장, 지분 51%…“표 대결은 사실상 불가”


남양유업 © 뉴스1

남양유업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짠물 배당’에 화가 난 국민연금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홍원식 회장이 지분의 절반 이상을 갖고 있어 표 대결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의 요구를 아예 무시하긴 어렵다. 특히 현대그린푸드가 국민연금의 요구를 받아들여 배당성향을 대폭 높이기로 한 것도 부담이다.

8일 보건복지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남양유업에 배당 관련 주주제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배당정책 수립 및 공시와 관련해 심의·자문하는 위원회를 설치’하는 정관변경이 주요 골자다.

국민연금이 한진칼에 이어 남양유업의 경영 참여에 나선 것은 짠물 배당 때문이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000원을 지급했다. 2011년부터 최근까지 8년간 매년 같은 수준의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시가배당률은 0.1%에 불과하다. 경쟁사인 매일유업과 롯데푸드가 각각 0.69%, 3.9%인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국민연금은 남양유업을 지난 2016년 6월 대화 대상기업, 2017년 비공개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했다. 그리고 지난해 5월 공개 중점관리 기업으로 지정하며 ‘저배당 블랙리스트’로 지목했다.

그러나 수탁자위원회의 주주제안이 주주총회에서 통과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평이다. 최대주주인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가진 회사 지분이 51.68%나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민연금의 지분은 5.71%에 불과하다.

여기에 신영자산운용(6.82%)과 FIRST EAGLE GLOBAL 펀드(5.55%) 지분을 다 합쳐도 20%를 밑돈다. 표 대결에서 이기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남양유업도 주주제안을 대놓고 무시하긴 힘들다. 배당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고, 주요 주주의 발언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곰팡이 주스’ 등 이물질 논란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진 상황에서 부정적인 이슈로 얽히는 것도 부담스럽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주주제안에 나서면서 여론의 압박도 더 세질 것”이라며 “남양유업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주주총회 때 주주들의 입장을 듣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주들의 배당 확대 요구에 맞춰 대응하겠다는 것. 남양유업은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주주제안이 정식으로 접수되면 2019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 주주들의 의사를 반영할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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