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이상 억대 장기 체납자 1만1000명…총 체납액 25조원

뉴스1

입력 2019-02-03 07:10 수정 2019-02-03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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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납왕은 2200억 체납한 정태수 전 한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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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대 세금을 5년 이상 납부하지 않은 장기 체납자가 1만1000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직 기업총수 등 사회지도층이 장기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장기 체납자들이 납부하지 않은 세금이 수십조원대에 달하지만 수년째 세금이 회수되지 않아 국고손실 규모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세청에 따르면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오른지 5년 이상된 개인·법인 체납자는 1만1051명으로 집계됐다. 개인은 6881명이었으며, 법인의 경우 4170곳이 장기 체납자로 기록됐다.

이들은 2004년 국세청이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을 공개한 뒤 최소 5년 이상(2014년 이전) 미납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장기 체납자들이다. 이중에는 2009년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이름이 오른 뒤 10년 이상된 초장기 체납자도 1832명에 달했다.

고액상습체납자가 체납액의 30% 이상 납부할 경우 명단에서 제외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 장기 체납자의 경우 체납액의 3분의 1도 납부하지 않은 셈이다. 국세청의 고액상습체납자명단은 2억원 이상의 국세를 1년 이상 체납한 경우 이름이 오르게 된다.

특히 이들 장기 체납자가 납부하지 않은 세금은 25조4247억원에 달했다. 개인이 14조8486억원을 체납했으며, 법인 체납액은 10조5762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4대강 정비사업에 투입된 사업비 22조2300억원보다 3조원 이상 많은 금액이며, 최근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받은 개발프로젝트의 사업비 총액 24조1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장기체납자들이 납부하지 않은 세금만 제대로 걷혔어도 대규모 토건사업 23개를 추진하고도 남는 셈이다.

개인 1인당 평균 체납액은 21억5800만원이었으며, 법인 1개당 평균 체납액은 25억4900만원으로 조사됐다.

장기 체납자 중에는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67), 조동만 전 한솔 부회장(60), 김우중 전 대우 회장(81) 등 유명 기업인들도 포함됐다. 이들은 수백억원대 세금을 체납해 수년째 체납자 명단에 올라있다.

이외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회장은 종합소득세 등 1073억원을 체납해 2004년부터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조동만 전 한솔 부회장도 양도세 등 714억원을 체납해 2013년부터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은 지난해 양도세 등 368억원 체납으로 명단에 포함됐다.

역대 체납자 중 최고액 체납왕은 2225억2700만원을 체납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84)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 전 회장은 1992년 증여세 등 총 73건의 국세를 체납해 2004년 체납자 명단에 오른 뒤 현재까지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이름이 남아 있다.

문제는 이들 장기 체납자의 경우 사업부도 등으로 실질적으로 체납세금을 납부할 여력이 안돼 국고손실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장기 체납자의 경우 수년째 이름이 공개됐지만 사실상 세금납부가 불가능해 제도의 실효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명단 공개만으로 고액·상습체납자의 징수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국세청이 나서 고액·상습체납자의 징수율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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