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랜드, 각종 구설에 대표 입건까지…‘극심한 성장통’

뉴스1

입력 2019-01-29 08:14 수정 2019-01-2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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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 형사입건에 상장 차질까지 ‘엎친 데 덮친 격’
6년만 매출 6배 증가 ‘승승장구’… 조직문화 못 따라가


사진: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이사.©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바디프랜드가 극심한 ‘성장통’을 앓고 있다. 사내직원들에 대한 갑질 논란 여파로 최근 박상현 대표이사가 형사입건까지 된 것으로 확인됐다. 바디프랜드가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달려온 코스피 상장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바디프랜드의 외형이 성장하는 속도에 비해 내부 관리체계가 이를 못 따라가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으로 보고 있다. 바디프랜드도 역시 ‘시스템 미비’를 인정하며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체불 피해 직원만 279명, 박상현 대표 ‘형사입건’…상장 ‘차질’ 우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경우가 많았다. 회사 규모가 빠르게 커졌고 상장까지 예고하면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6월 직원들에게 건강증진 프로그램 참여를 강요했다는 주장을 시작으로 ‘갑질논란’에 휩싸였다. 새해 들어서는 박 대표가 직원들의 연장근로수당과 퇴직금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이유로 형사입건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바디프랜드 특별근로감독 결과 법 위반사항’ 자료에 따르면 서울강남지청(관할서)은 바디프랜드의 노동관계법 위반 및 각종 갑질 의혹에 대해 특별감독을 실시한 결과 총 20건의 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근로기준 분야의 근로기준법 위반은 총 8건으로 사법처리 6건(금품체불 6182만원), 과태료 2건(450만원)의 처분이 내려졌다. 바디프랜드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거나 연장근로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금액은 총 6100여만원이다.

바디프랜드의 ‘안전불감증’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사항으로 12건 적발, 사법처리 1건, 과태료 8건(4505만원), 시정명령 3건 처분이 내려졌다. 대표적으로 ‘입승식 지게차의 운전석 위에 헤드가드 미설치’로 형사입건이 됐다.

이에 앞서 바디프랜드는 일부 직원에게 살을 빼라는 취지의 건강프로그램 동의서 작성을 사실상 강요해 논란에 휩싸였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게 하고 금연을 강요한 것도 모자라 불시에 소변검사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직장 내 갑질’이 문제가 됐다. 바디프랜드가 직원들의 건강 문제에 지나치게 관여한다는 건 내부자들의 오랜 불만 사항으로 전해진다.

직원들의 제보를 받은 관할 노동청이 Δ자사 상품 강매 Δ체중감량을 위한 무급휴직 강요 Δ포괄임금 계약 관련(연장·휴일수당 임금에 포함) 확인서 작성 강요 Δ연차수당 일부 미지급 등에 대해 추가 실태조사 진행하면서 이같은 위반 사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노동청은 재발방지대책 및 개선계획서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이처럼 각종 문제가 불거지면서 연내 상장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 경영진의 형사 입건 등은 투자자 입장에서 큰 마이너스 요인이다. 그만큼 증시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큰 만큼 상장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바디프랜드 예상 기업 가치는 최대 3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은 실무진의 착오일 뿐 고의성은 없었다고 해명한다. 바디프랜드 측은 “퇴직금 미지급금은 1인당 약 26만원 수준으로 현재 모든 기업에서 안고 있는 평균임금 산정 문제에 대한 실무진 착오”라며 “연장근로수당 미지급금은 대부분 임원에게 미지급된 야간, 휴일근로 수당”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지급금이 발생한 데에 대해 겸허히 실수를 인정하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문제로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임상실험도 안 끝났는데 ‘세계최초 성장판 자극, 기억력 증진?’

문제는 박 대표와 바디프랜드가 안고 있는 ‘폭탄’이 이뿐이 아니란 점이다. 바디프랜드는 최근 어린이·청소년용 안마의자 ‘하이키’를 출시하며 마케팅에 힘을 쏟아왔다. 최근 가장 핫한 드라마인 JTBC ‘SKY캐슬’에도 수 차례 PPL로 등장시키며 홍보했다.

그러나 바디프랜드가 학부모들이 가장 관심있어하는 ‘성적’과 ‘키’를 전면에 내세워 이 제품을 홍보해왔지만 실상은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출시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이키의 소비자 판매가격은 398만원으로 상당한 고가제품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해당 제품 광고에서 등장하는 ‘사랑하는 손주에게 키와 성적을 선물하세요’ ‘세계최초 성장판을 자극하고 학습에 필요한 집중력, 기억력 증진’ 등 문구는 허위·과대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바디프랜드는 ‘하이키 제품은 의료기기가 아닌 공산품’이어서 임상시험으로 검증한 후 판매해야한다는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메디컬R&D센터의 전문의들과 의공학들이 직접 성장기 청소년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연구개발해 특허까지 받은 기술을 토대로 만든 제품”이라며 “성장 기능성 제품이지 의료기기 제품이 아니어서 (키가 큰다라고)오인되도록 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바디프랜드 홈페이지© 뉴스1

◇ 바디프랜드 ‘성장통’… 외형 확대보다 내부 시스템 정비 서둘러야

바디프랜드는 최근 10년 가까이 성장가도를 달렸다. 분가한 젊은 부부들을 대상으로 ‘명절날 부모님께 효도선물로는 안마의자가 최고’라는 트렌드를 전파하며 급성장했다.

이에 바디프랜드 매출은 2012년 652억원에서 2018년 4129억원까지 6배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51억원에서 833억원으로 5.5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안마의자 시장 내 점유율은 약 65% 정도로 시장 내 압도적인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전문가들은 갑자기 한꺼번에 찾아온 바디프랜드의 위기에 대해 ‘성장통’으로 진단한다. 기업 규모는 급격히 커졌지만 경영 철학 및 기업 운영 방식은 제자리걸음에 그치면서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대표와 바디프랜드가 지금까지처럼 것처럼 외형성장에만 힘을 쏟고 내부 시스템 정비를 소홀히 한다면 과거 성공신화를 썼지만 오너리스크 등으로 몰락한 카페베네, 미스터피자 경우처럼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수성가한 오너가 운영하는 기업인데 급격히 기업규모가 커질 경우 과거 방식을 고수하려다가 직원들과 불화를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성장통을 극복하지 못하면 내리막길로 접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를 극복하려면 오너와 경영진부터 혁신적인 변화를 추구해 변화하는 시대흐름에 발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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