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갑질논란’ 대한항공·한진칼에 사상 첫 적극적 주주권 행사
뉴시스
입력 2019-01-16 11:40 수정 2019-01-16 11:41
국민연금이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해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키로 했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첫 주주권 행사 사례다.
보건복지부는 16일 열린 올해 첫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이같이 결정함에 따라 주주권 행사 여부와 주주활동 범위 등을 다음달 초까지 최종 결정한다고 밝혔다.
최종 결정 시기가 다음달 초로 잡힌 건 주주제안이 상법상 전년도 정기 주주총회로부터 6주전까지 이사회에 통보토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참여연대 등 8개 단체는 올 3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 앞서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조속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를 개최하고 대한항공·한진칼 대상 주주권 행사 여부와 경영참여 주주권을 포함한 행사 시 주주활동 내용 및 범위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제안 가능한 주주권으론 사외이사 선임 주주제안이나 주주대표소송 등이 있다.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뒤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튜어드십코드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가 주인 재산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집사(Steward)처럼 자금 주인인 국민 이익을 위해 투자기업 의사 결정에 참여토록 한 주주권 행사지침이자 모범규준이다.
국민연금은 현재 한진그룹 지주사격인 한진칼의 지분을 7.34% 가지고 있어 3대 주주에 올라있고 대한항공의 경우 11.56%를 들고 있어 2대 주주에 해당한다.
앞서 지난해 4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총수일가가 벌인 ‘갑질’ 사건으로 대한항공 주가가 흔들렸고, 국민연금은 그 다음 달 대한항공에 개선책 내놓으라며 비공개 서한을 보낸 바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뚜렷한 개선책 없이 국민연금에 모호한 답변만 전했고 경영진 면담 후에도 달리진 것이 없었다.
이에 지난해 12월 기금운용위원회 위원 중 일부가 대한항공·한진칼에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제안한 데 이어,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이 안건 상정을 요구하면서 회의가 소집됐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다수 의견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좀 더 전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나왔다”며 “그 논의를 바탕으로 우리가 다시 한번 주주권을 행사할 것인지, 어떻게 어떤 범위로 행사할 것인지에 대해 전문적인 판단을 기초로 하자는 의견이 나와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 부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향후 추가적인 주주권 행사와 관련해선 “주주권 행사 이전에 다른 단계의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을 내리면 존중할 생각이고 만약 주주권을 행사한다고 판단되면 구체적인 방법과 내용에 대해 자문을 주고 존중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견해를 밝혔다.
경영참여 가능성을 놓고도 장기수익성 제고를 위해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장관은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취지는 연금기금의 장기수익성”이라며 “일시적인 분위기나 개인적 주관에 의해 판단해서는 안 되고 객관적인 데이터에 기초해야 해야 하기 때문에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 안건을 부의하면서도 주주권 내지는 주주권의 가치, 기업의 가치훼손 등을 어떻게 측정하고 장단기로 나눴을 때 어떻게 변동될 것인가 등을 판단해 최선의 객관적 자료를 제출하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금운용위원회에선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후속조치로 검토한 ‘국민연금기금 국내주식 수탁자책임활동 가이드라인’이 보고됐다. 수탁자책임 활동 내부 이행 기준과 절차 등을 구체화한 지침이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결정한 2019년 목표 초과수익률(0.22%포인트) 및 목표 액티브위험(0.55%)에 따르 기금운용본부가 배분한 ‘2019년 자산군별 액티브위험 배분결과’ 등도 함께 보고됐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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