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아우성인데… 13번째 땜질 대책

이새샘 기자 , 유성열 기자 , 김준일 기자

입력 2018-12-27 03:00 수정 2018-12-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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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고통 커지고 고용참사… 올해 15조 쓰고 또 9조 현금 지원
홍남기 “주휴수당 기업부담 안늘어”… 현장 동떨어진 인식속 정책 고수
“잘못된 틀 뜯어고쳐야” 비판 커져


정부가 26일 올 들어 13번째 최저임금 관련 대책을 내놓았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가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들어지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부작용을 줄이려는 취지의 9조 원짜리 재정 지원책이다.

하지만 이미 올해 이런 직접 지원으로 4조7000억 원을 썼고, 자영업자 간접 지원에 10조30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15조 원을 들이고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잘못된 정책의 틀을 뜯어고치지 않고 땜질 처방에 급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3차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23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최저임금 연착륙 방안’을 내놨다.

이번 방안은 올 들어 7번 나온 자영업자 지원책과 5번 나온 최저임금 보완책에 이은 13번째 대책이다. 일자리안정자금(2조8000억 원), 취약계층에 사회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1조3000억 원), 근로장려금(4조9000억 원) 등의 재정 지원 사업을 내년에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도 기존 발표처럼 임시방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달 25일과 20일에는 금융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자영업자 채무를 탕감하는 대책을 잇달아 내놨다.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법 시행령을 개정해 유급휴일을 근로시간에 포함시키려다 논란이 일자 24일 법정주휴시간만 넣는 ‘미봉책’을 내놨다. 8월에는 소상공인 세무조사를 연기하는 대책 등을 쏟아냈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보완 조치가 꼬리를 무는 상황은 정책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최저임금 정책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정부의 인식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과 관련해 “법정주휴수당은 65년간 지급된 것으로 기업에 추가 부담은 전혀 없고 최저임금이 더 인상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불과 열흘 전 소득주도성장의 속도 조절을 공언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무색할 정도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선 현장과 동떨어진 거대 담론만 논의됐을 뿐 구체적 해법은 나오지 않았다. 회의를 주재한 문 대통령은 “경제가 요즘 부진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미래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도 있다”며 “전통 주력 제조산업을 고도화하고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것이 대단히 절실하다”고 했다. 김광두 부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적폐청산이 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고 노조의 불법 행위가 과도하다고 느끼는 기업도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 / 유성열 / 세종=김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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