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피플①] 전기정 사장 “바다 위에서 맞는 일출·일몰을 떠올려보세요”

양형모 기자

입력 2018-12-27 05:45 수정 2018-12-2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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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작은 유럽 칭다오, UN이 선정한 청정도시 웨이하이를 카페리 타고 다녀오세요!”. 배 여행 예찬론자인 위동항운 전기정 사장이 카페리 모형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1990년 설립된 위동항운은 국내 1위의 카페리 여객·화물 운송 회사이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국내 1위 카페리 기업 ‘위동항운’ 전기정 사장을 만나다

선박서 보내는 시간마저 여행의 일부
카페리 여행이야말로 가성비 최고죠
신조선 투입…속도 업·시설 고급화

웨이하이 14시간…칭다오는 16시간
산동성, 中 역사 여행지로 강력 추천
한국과 중국 잇는 ‘골든브릿지’ 될 것


“배에 오르는 순간 여행이 시작됩니다.”

위동항운 전기정(53) 사장은 배로 하는 여행 예찬론자이다. 전 사장의 말을 5분만 듣고 있으면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고, 10분을 들으면 자신도 모르게 카페리(car ferry·여객과 차량을 함께 운반하는 선박)에 오르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전 사장에 따르면 비행기는 목적지까지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이동시켜 주는 운송수단일 뿐이다. 반면 카페리는 출발하는 순간부터 여행이 시작된다. 목적지까지 가는 과정 자체가 여행이 되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위치한 위동항운 사장실에서 만난 전 사장은 “신조선이 9월 중순부터 투입돼 운항 중이다”라며 웃었다.


-새로 건조된 신조선은 어떤 배인가요.

“NGB7호는 기자재, 인적자원, 선박건조 품질 등이 세계 최고 수준인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돼 9월 15일 인도받아 운항 중입니다. 3만 1000톤급 로로(RO-RO) 카페리선으로 길이 196.1m, 폭 27.0m, 높이 32.0m이며 최대 724명의 승객과 컨테이너 325 TEU(20피트 컨테이너)를 적재하고 23.5노트로 운항하는 최신 선박입니다.”


-NGB7호를 기존 카페리선과 비교한다면.

“여객이 체감으로 느낄 수 있는 점은 빨라진 속도와 현대적인 시설로 새롭게 조성된 여객편의시설일 것입니다. NGB7호는 선박 건조과정에서 안전운항 보장과 고품격 서비스제공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정한 해상인명안전협약(SOLAS)의 강화된 규정인 SRTP(Safe Return To Port) 기준을 충족합니다. 침수나 화재 등 긴급상황에 대비해 엔진 2개와 발전기 4개 등 주요 장비를 설치해 운항 중 장비에 문제가 생겨도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새롭게 조성된 여객편의시설도 궁금합니다.


“선박 내부시설을 고급화했습니다. 최고급 인테리어 자재와 디자인이 적용돼 호텔처럼 안락한 122개 객실, 3개의 대형 레스토랑이 있고 이밖에도 여객 편의를 위한 커피숍, 면세점, 공중 샤워실, 노래방, 편의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위동항운 전기정 사장.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위동항운이 운항 중인 노선은 어디인가요.

“인천과 중국 웨이하이, 칭다오를 잇고 있습니다. 웨이하이는 14시간, 칭다오는 16시간 정도 걸리죠. 인천에서 오후 6시 전에 출발해 다음 날 오전 9시경에 도착하는 일정인데, 신조선은 속도가 빨라 오후 8시 정도에 떠나고 있습니다. 제주도보다 거리도 가깝고 시간도 덜 걸립니다.”


-웨이하이와 칭다오에서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

“위동항운이 취항하고 있는 산동성은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역사적 배경이 되는 여행지로 가득합니다. 장보고의 적산법화원, 양사언의 시조에 나오는 태산, 공자의 고향 곡부, 샘물의 도시 제남, 제나라 800년 수도인 치박은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한 이름입니다. 요즘은 트레킹 관광객들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중국의 그랜드캐년이라 불리는 태항산대협곡, 중국 5대 명산 중의 하나인 태산과 칭다오의 노산 등이 있죠.”


-배를 타고 가는 여행만의 장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앞서 말씀드렸듯 배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닙니다. 선박에서 보내는 시간이 곧 여행의 일부죠. 친구, 가족, 연인이 여행하면서 추억을 쌓기에 배는 매우 적합한 공간입니다. 망망대해에서 마주하는 일출과 일몰을 떠올려 보세요. 칠흑같이 어두운 밤하늘을 가득 채운 별들과 아름다운 불꽃놀이, 파도를 따라 넘실거리는 발광 플랑크톤. 인천대교 아래를 지날 때는 갑판이 거대한 포토존으로 변한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카페리 여행은 가성비가 뛰어난 여행입니다. 비행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데다 짐도 많이 실을 수 있어요(1인당 50kg). 오며 가며 2박의 숙박비도 해결할 수 있죠.(웃음)”

위동항운은 창사 이래 민간교류 지원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매년 실시하고 있는 연탄배달 외에 벽화그리기, 인근지역 정화활동, 사랑의 떡국행사, 회사와 직원이 함께하는 성금 모으기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한·중 양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문화탐방행사가 눈에 띈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총 12차례 진행됐는데 이를 통해 430명의 청소년들이 상대 국가를 방문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위동항운은 단순히 여객과 화물을 운송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한국과 중국을 잇는 가교, 말 그대로 ‘골든브릿지’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회사입니다. 안전제일, 소통과 화합, 변화와 혁신. 이 세 가지 가치를 직원들과 공유하면서 2020년 창사 30주년을 계기로 한층 성숙된 위동항운으로 도약하고자 합니다.”


● 전기정 사장

▲ 1965년 충청남도 홍성 태생
▲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 시라큐스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석사
▲ 2010 국토해양부 해운정책관
▲ 2013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 국장
▲ 2016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원장
▲ 2016 해양수산부 기획조정실 실장
▲ 2018.4∼ 위동항운 사장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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