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일부 각료들, 소득주도성장 정책 수정에 이견

김상운 기자

입력 2018-12-21 03:00 수정 2018-12-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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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확대경제장관회의 토론서 김상조 “포기로 비치면 안돼”
조명래 환경장관도 동조 발언… 文대통령 별다른 반응 안 보여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문제에 대해 정책 수정 가능성을 시사한 17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경제정책 기조 변화가 자칫 소득주도성장 포기로 외부에 비쳐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주재한 이날 확대경제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같은 새로운 경제정책은 경제 사회의 수용성과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조화롭게 고려해 국민의 공감 속에서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필요한 경우 보완 조치도 함께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핵심인 최저임금 인상 문제 등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경제정책 기조를 바꿔가고 있다. 추진 과정에서 논란과 의구심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고수해온 기존 입장을 바꾼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이후 비공개 토론회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 변화가 언론 등 외부에 소득주도성장 포기로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현 정부 경제정책의 3대 축인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시그널을 외부에 줘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한다. 이어 발언에 나선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김 위원장의 주장을 두둔했다.

여권에서는 소득주도성장 정책 수정이 공정경제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김 위원장이 작심 발언을 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최근 김 위원장은 공정경제 핵심 정책인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 처리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문 대통령과 다른 참석자들은 김 위원장 등의 우려에 대해 별다른 의견을 내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장하성 정책실장이 청와대에 있었다면 김 위원장의 발언에 무게가 꽤 실렸을 것이다. 하지만 장 실장이 교체된 데다 요즘 경기도 안 좋다 보니 큰 호응을 얻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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