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지능 아닌 기술.. 비즈니스에선 이미 일상

동아닷컴

입력 2018-12-20 14:35 수정 2018-12-2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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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5G, 가상현실 등 다양한 기술이 주목받고 있지만, 역시 가장 각광받고 있는 기술로 인공지능(AI)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4:1로 승리하며 인공지능 시대가 열렸음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이후 인공지능과 그 원천 기술로 여겨지는 기계학습(머신러닝)이나 인공신경망(딥러닝) 등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지며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인공지능 시대가 열리고 많은 기업과 사용자들이 비즈니스와 생활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제조, 물류, 헬스케어, 금융 분야에서 빠른 효과를 얻을 수 있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걸음마 뗀 인공지능, 일상 속으로 스며들다

인공지능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제 막 시작된 기술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보고, 듣고, 읽는 등 인지 능력을 갖춘 약 인공지능과 사람처럼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을 내리는 강 인공지능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 시중의 인공지능은 컴퓨터 비전(보는 능력), 음성 인식(듣는 능력), 자연어 처리(읽는 능력), 언어 번역 등의 능력을 갖춘 약 인공지능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사람처럼 생각하고 판단하는 강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것은 아직 요원한 일이다. 심지어 약 인공지능 기술도 아직 갈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의 경우 주로 강 인공지능, 약 인공지능이란 표현을 이용하지만, 미국 등 영미권 국가에선 강 인공지능을 순수 인공지능, 약 인공지능을 실용적 인공지능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실용적 인공지능의 경우 아직 완벽한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기업과 사람의 일 처리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함으로써 제법 쓸만한 인지 능력을 갖추게 된 인공지능이 하나둘씩 우리 삶에 녹아들고 있다. 인공지능이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닌 현실임을 체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폰에 탑재된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와 알아서 목적지를 향해 가는 자율주행차다.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삼성전자 빅스비 등 많은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들이 사용자의 음성 명령을 알아듣고 이를 대신 처리해주거나 알맞은 답변을 제공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현재는 제한적인 상황에서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자율주행이 가능한 3단계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곧 사람의 개입 없이 안전하게 목적지를 향해가는 4, 5단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이렇게 눈에 띄는 인공지능 서비스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눈에 띄지 않는 소소한 곳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돼 우리 삶을 편리하게 바꾸고 있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의 경우 1억 3700만 명이 넘는 방대한 가입자로부터 수집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사용자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주고 있다.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의 많은 은행, 전자상거래 서비스에도 인공지능 상담사인 챗봇이 적용되어 단순 상담을 대신 처리하고 상담사들이 보다 가치있는 고급 상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구글, 네이버 번역의 경우 인공지능의 원천 기술인 신경망 기술을 활용해 번역의 품질을 한 차원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인공지능 서비스임을 외부에 강조하고 있지는 않지만, 모두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서비스를 한층 더 편리하고 사용자 친화적으로 바꾼 사례들이다.

최근 들어 가정용 인공지능 스피커가 인기를 얻고 있다(출처=IT동아)
기업에게 인공지능은 미래 아닌 현실… 기술보다 실용성이 우선

인공지능은 만능이 아니다. 미리 설정해둔 알고리즘에 방대한 데이터를 투입해 모델을 만들고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모델의 능력을 강화시켜 수많은 인지 능력 가운데 일부를 흉내내고 있을 뿐이다. 결코 사람을 대체할 수 없다. 실제로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인공지능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경우는 없다. 사람이 보다 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고, 피로도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오류(Human Error)를 방지해주는 훌륭한 조수의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대부분이 실제 현업에 어떤 형태로든 인공지능을 도입한 상태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100대 기업 대부분이 인공지능을 의사결정, 데이터 분석, 실무(CRM, ERP, HR)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해 활용 중이다. 기업이 원하는 것은 사람처럼 고뇌하고 판단을 내리는 고차원적인 인공지능이 아니다. 기업 의사결정권자나 실무진들을 돕는 실용적인 인공지능을 원하고 있다.

때문에 실용적인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업체들이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역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들이다. 이들은 자사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을 제공해 기업이 인공지능 서비스(AI as a Service)를 개발하도록 돕고 있다. 수 많은 대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이들의 기술과 인프라를 이용해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하고 사용화를 꾀하고 있다. 이들의 인공지능 서비스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기술적으론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어느정도 인력이 필요하고 기술종속(Lock-in)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단점도 있다.

키빗(출처=IT동아)

때문에 중견 인공지능 개발사들은 이들과 조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이용을 강제하지 않고 기업이 보유한 자체 인프라(온프레미스)에서도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인공지능 개발사 프론테오(Fronteo)의 경우 기업들이 방대한 데이터와 인프라가 필요한 딥러닝 기술 대신 자체 개발한 기계학습 기법인 랜드스케이핑(Landscaping)을 활용해 비교적 소량의 데이터로도 현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인사관리, 금융, 법률,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할 수 있으며, 실제로 국내외 100여개 기업 및 공공기관에 도입되어 비즈니스 및 법률 문서 검토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프론테오 코리아 관계자는 "현 단계의 인공지능은 기업에서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 도입한다 할지라도 사람이 하는 일을 100% 대체할 수는 없다"며, "프론테오는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조력자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했고 실제로 현업에서의 만족도도 높기 때문에 앞으로 실용적인 인공지능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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