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약!”… 톡톡 튀는 제품명으로 시장 집중공략

김민식 기자

입력 2018-12-19 03:00 수정 2018-12-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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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한미약품이 톡톡 튀는 제품명으로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동음 반복으로 운율을 맞추거나 어디에 쓰이는 약인지 제품명만 보고도 쉽게 연상할 수 있는 차별화된 네이밍 전략을 쓰고 있는 것.

독특한 네이밍의 한미약품 제품들
한미약품의 독특한 네이밍이 화제가 된 건 최근 출시한 금연치료제 ‘노코틴’ 때문이다. 타 제약회사들이 수입약인 ‘챔픽스’를 차용해 챔OO, O픽스 등으로 제품명을 정한 것에 비해 한미약품은 니코틴(Nicotine)과 차단(No)을 연상할 수 있는 노코틴(Nocotine)을 제품명으로 정했다. 한미약품은 연구개발(R&D) 노하우와 축적된 제제기술로 단독 개발한 노코틴을 정부 금연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입약 독점구조인 금연치료제 시장에서 국산 제품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한미약품의 네이밍 전략은 발기부전 치료제인 ‘구구, 팔팔’에서도 엿볼 수 있다. 수입약인 시알리스, 비아그라의 후발의약품(제네릭)인 구구와 팔팔은 네이밍만으로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발기부전 치료제로 브랜드를 구축했다. 특히 팔팔은 출시 한 달 만에 비아그라의 처방 수량을 훌쩍 뛰어넘었고 1년이 지나자 매출액을 역전시켰다. 현재 팔팔과 구구는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의 매출액과 처방량을 훌쩍 뛰어넘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 매출 1, 2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99세까지 88하게’라는 캐치프레이즈도 선보였다. 구구는 숫자 99 또는 한자음 久(오랠 구)의 연상 작용을 활용한 이름이다. 팔팔과의 연음 효과를 통해 ‘99세까지 팔팔하게(99팔팔)’, ‘오래오래 팔팔하게(久久팔팔)’ 등으로 해석되는데 한미약품은 이를 건강하고 행복한 성생활을 유지하는 구구팔팔 헬스케어 캠페인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한미약품의 동음 반복 네이밍 전략은 다른 제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김아랑 선수가 홍보 모델로 활약하며 2030세대에서도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어린이영양제 ‘텐텐’과 28가지 국내 최다 성분의 종합비타민 ‘나인나인’ 등이다.

독특한 네이밍의 한미약품 제품들
튼튼한 어린이를 연상 시키는 텐텐은 올해 전년 대비 90% 이상 매출이 늘어 국내 블록버스터 제품의 기준인 매출 100억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텐텐은 주 타깃인 어린이는 물론 청소년, 어른들의 놀이 문화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실제로 최근 상대적으로 체구가 작은 축구스타 이승우 선수와 쇼트트랙 곽윤기 선수, 아이돌 가수 양요섭씨(비스트)가 팬들로부터 텐텐을 선물 받는 영상이 수십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텐텐을 구매한 어른들의 이야기 1만여 건이나 올라와 있다.

독특한 네이밍의 한미약품 제품들
‘99세까지 건강하게’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는 나인나인도 종합비타민 시장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국인에게 꼭 필요한 비타민 28가지를 이상적으로 배합해 영양소 보충이 필요한 부모세대나 육류, 패스트푸드 위주의 식단으로 편중된 영양 섭취를 하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독특한 네이밍의 한미약품 제품들
이외에도 무(無)보존제 인공누액 ‘눈앤’, 목에 직접 뿌리는 인후염치료제 ‘목앤’, 코에 뿌리는 비강습윤제 ‘코앤’과 코감기치료제 ‘코앤쿨’을 비롯해 원치 않는 임신 방지를 뜻하는 ‘노원’, 남성 성기 촉각의 예민성을 감소시키는 ‘파워겔’ 등은 제품명만 확인해도 어디에 쓰이는 약인지 쉽게 알 수 있어 큰 광고 없이도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수입약의 네이밍을 차용해 작명하기보다는 차별화된 네이밍을 통해 한미만의 독자 브랜드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면서 “후발 의약품도 독자적인 브랜드를 구축하고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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