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될래요” 초등생 꿈 5위

김호경 기자

입력 2018-12-14 03:00 수정 2018-12-14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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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중고생 희망직업 보니

올해 초등학생 희망직업 조사에서 ‘유튜버’로 불리는 인터넷방송 진행자가 ‘톱10’에 포함됐다. 2007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올해 6, 7월 초중고교생 2만7265명을 대상으로 희망직업을 조사한 결과 인터넷방송 진행자는 초등학생 희망직업 5위였다. 지난해에는 20위권 밖이었다가 1년 사이 순위가 급등했다.

이는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등 인터넷방송을 보고 자란 요즘 초등생들의 세태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궁금한 게 생기면 포털사이트가 아니라 유튜브에서 검색한다”고 할 정도로 요즘 초등생은 유튜브와 친숙하다.

유튜브에는 새로 나온 장난감이나 인기 게임 리뷰, 화장법 강의 등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영상이 셀 수 없이 많다. 초등학생들에게 유튜브는 놀이문화이자 교육 채널 중 하나인 셈이다.

장난감 리뷰 영상을 올리는 ‘마이린 TV’ 진행자 최린 군(12)은 구독자가 73만 명이 넘는 유명 유튜버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244억 원)을 올린 유튜버 역시 7세 미국 소년이다. 초등생들은 이들을 ‘크리에이터’라고 부른다. 자신만의 콘텐츠로 세상과 소통하는 전문직으로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달라진 인터넷방송의 위상도 희망직업 순위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 비주류 문화로 여긴 유튜브 등 인터넷방송의 영향력은 현재 TV를 압도하고 있다. 유명 연예인들이 TV 대신 유튜브 방송을 하고, 유명 유튜버에겐 TV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 요청이 쇄도한다. 유명 유튜버들의 인기가 연예인 못지않은 것이다. 유명 유튜버의 수입은 웬만한 중소기업 매출을 뛰어넘는다.

뷰티 디자이너가 올해 중학생과 고교생 희망직업에서 각각 6위, 4위에 오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뷰티 디자이너는 헤어 디자이너, 메이크업·네일 아티스트, 타투이스트(문신사) 등을 말한다. 국내 유명 유튜버 중에는 화장하는 법을 알려주는 ‘뷰티 크리에이터’가 특히 많다.

지난해 초중고교를 통틀어 희망직업 1위였던 교사는 올해 초등학생 희망직업 2위로 밀려났다. 1위는 운동선수였다. 교사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2012년 단 한 해만 제외하고 모두 초중고 희망직업 1위였다. 2012년에도 초등학생 희망직업 1위가 운동선수였다.

이번 조사는 학생들이 주관식으로 희망직업을 적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희망직업 상위 10개를 적어낸 초중고교생 비율은 2007년 59.7%에서 올해 42.4%로 떨어졌다. 그만큼 직업이 구체화되고 다양해지면서 쏠림 현상이 덜해졌다는 뜻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의 진로 탐색이 활성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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