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3,2,1…긴박했던 492초 나로우주센터는 숨소리만 들렸다

뉴스1

입력 2018-11-28 19:25 수정 2018-11-28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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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국산엔진 달고 발사될 ‘누리호’ 성공 가능성 높여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시험발사체가 28일 오후 전남 고흥나로우주센터에서 하늘로 날아가고 있다.(한국항공우주연구 제공) 2018.11.28/뉴스1
이번 엔진 시험발사체는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에 쓰이는 75t 액체엔진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2018.11.28/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3, 2, 1… ‘발사’, 시험발사체가 발사됐습니다.”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되는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의 시험발사체가 발사된 28일 오후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시험발사체가 발사 카운트다운에 들어가자, 프레스센터도 모두 숨을 죽이고 현장을 모니터를 통해 지켜봤다.

발사 순간 굉음을 내고 하늘로 치솟는 발사체를 보고 환호성과 박수가 간간이 터져나왔지만 성패를 알 수 없기에 그 소리는 크지않았다.

발사 4분이 지나고 ‘고도 185km에 도달했다’는 설명이 나오자 여기저기서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당초 연구진들이 시험발사체 최대고도로 삼았던 180km보다 더 높이 올라간 것이 확인된 순간이었다.

시험발사체는 발사부터 낙하까지 492.1초가 걸렸다. 시험발사체 순수 연소시간은 총 151초로 기록됐다. 시험발사체 성패의 기준이 되던 마의 140초를 넘은 것이다.

관제센터에서 시험발사체 비행 모습을 예의주시하던 연구진들의 입술은 바짝바짝 타들어갔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화면에 시간이 흘러갈 때 고도가 얼마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어서 최대고도가 나오고 나서야 숨을 돌릴 수 있었다”고 당시의 심정을 털어놨다.

앞서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엔진 연소시간을 성패 기준으로 삼았다. 누리호 2단부에 해당하는 목표 연소시간 140초를 넘기면 발사가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다. 다행히 시험발사체는 이 기준을 훌쩍 넘겨 151초까지 연소하며 임무를 무사히 마쳤다.

발사체가 낙하하자 연구진들은 나로우주센터 레이더 등 추적장비와 발사체가 보내온 원격 전송정보를 분석해 엔진 연소가 151초에 이르는 시점에 고도가 75km였음을 파악했다. 또 시험발사체는 발사 319초에 최대고도 209km에 도달했다. 최대고도에 도달한 발사체는 포물선형 비행궤적을 따라 나로우주센터에서 429km 떨어진 제주도 남동쪽 공해상에 떨어졌다.

이번 시험발사체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로 75톤 액체엔진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 2021년 발사하는 한국형발사체인 ‘누리호’에 사용되는 75톤(t) 액체엔진의 성능을 확인한 것이다. 시험발사체는 총 3단으로 구성된 누리호의 2단부에 해당하며, 길이 25.8m·최대 지름은 2.6m·무게는 52.1t 규모다.

연구진들은 2021년까지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km)에 투입할 수 있는 우주발사체 누리호를 개발한다는 것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2010년 3월부터 오는 2022년까지 3단계에 걸쳐 1조9572억원이 투입된다.

임철호 항우연 원장은 “시험발사 성공으로 누리호 개발에 큰 행보를 일궈냈다”면서 “2021년 완전체 누리호 발사도 무리없이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고흥=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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