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로 귀환한 ‘프리미에르’… 절제된 디자인의 색다른 매력

베이징=강승현기자

입력 2018-11-29 03:00 수정 2018-11-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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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브라이틀링

프리미에르 B01 크로노그래프 42
“저를 믿으십시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Believe me. This is just the beginning).”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8 브라이틀링 서밋 앤드 갈라 나이트’ 무대에 오른 조지 컨 브라이틀링 최고경영자(CEO)의 말과 눈빛에는 확신이 실려 있었다. 지난해 취임해 이제 1년을 갓 넘긴 신임 CEO에게서 좀처럼 보기 드문 자신감이었다. 취임 후 성과를 묻는 질문에 컨 회장은 “우리는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도 “만족하지 않는다”며 계속 변화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번 베이징 행사에는 세계적인 유명인사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왼쪽부터 사진작가 겸 영화감독 피터 린드버그, 배우 브래드 피트, 조지 컨 브라이틀링 회장, 배우 대니얼 우.
브라이틀링 베이징 행사에 참석해 최근 출시된 신제품과 앞으로의 사업방향을 설명하는 공식 워크숍은 물론이고 도심 한복판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도 둘러봤다. 이번 행사에는 브라이틀링 홍보대사인 세계적인 배우 브래드 피트와 대니얼 우 등이 참석했다. 행사장 곳곳에는 세련되면서도 옛 브라이틀링을 떠올리게 하는 익숙한 흔적들이 눈에 띄었다. 20세기 초·중반 인기를 끈 브라이틀링의 클래식한 로고와 디자인이 매장 곳곳에 보였다. 브라이틀링은 최근 1930년, 1940년대 고전적 스타일에 현대적 감성을 더한 ‘자연스러운 빈티지함’을 제품에 구현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행사장에는 갓 출시한 신제품과 빛바랜 20세기 흥행작들이 함께 전시돼 있었다.

프리미에르 B01 크로노그래프 42 벤틀리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
컨 회장의 당당함은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만은 아니었다. 컨 회장 취임 이후 단행한 로고와 디자인 변경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실제 매출은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은 두 자릿 수 이상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시계업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장이다. 컨 회장은 국내 매체와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까지 우리 브랜드 가격대의 시계를 살 만한 고객이 3억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브라이틀링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이틀링은 이번 행사에서 ‘프리미에르 컬렉션’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프리미에르는 1940년대 초 선보인 크로노그래프 모델로 브랜드 최초로 다이얼에 이름을 새긴 제품이기도 하다. 브라이틀링은 이번 베이징 행사에서 프리미에르 스타일을 바탕으로 디자인과 기술을 업그레이드한 새로운 프리미에르를 내놓았다. 날개 모양 로고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는 조금 낯설 수 있지만, 21세기형 프리미에르에는 오리지널 모델의 클래식함과 지금의 현대적 감각이 동시에 묻어 있었다. 총 5개 모델로 옛 프리미에르를 꼭 닮은 절제된 디자인은 역동성을 떠올리게 하는 브라이틀링의 전형적인 파일럿 워치와는 다른 새로운 매력이 있었다. 특히 ‘프리미에르 B01 크로노그래프 42 벤틀리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은 기존 벤틀리 컬렉션과 달리 프리미에르에 벤틀리의 감성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했다. 브라이틀링은 앞으로 별도의 벤틀리 컬렉션이 아닌 기존 제품에 벤틀리를 더한 ‘벤틀리 에디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250개 한정 생산된 내비타이머1 B03 라트라팡테45 부티크 에디션.
브라이틀링은 파일럿워치에도 전설을 새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항공업계와 오랜 연을 이어온 브라이틀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주력 전투기였던 커티스 P-40 워호크에서 영감을 얻은 제품인 ‘에비에이터8 커티스 워호크’ 모델을 내년에 출시한다. 실제 베이징 행사 현장에는 커티스 P-40 워호크에 탑승했던 93세의 올리 크로퍼드 옹이 등장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항공 가죽재킷을 입은 백발의 노신사는 옛 전설을 다시 새기는 브라이틀링의 최근 행보를 떠올리게 했다.

슈퍼오션 헤리티지II 크로노그래프 44 아우터노운.
어망 등 해양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제품도 눈길을 끌었다. ‘슈퍼오션 헤리티지II 크로노그래프 44 아우터노운’은 시계 디자인보다 스트랩(시계줄)을 더 주목해야 한다. 이 제품의 스트랩은 해저에서 수거한 어망 등 해양 폐기물을 특수 처리해 만든 ‘에코닐’ 소재로 만들어졌다. 이번 행사에서 브랜드 첫 친환경 제품을 선보인 브라이틀링은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제품을 계속 내놓을 계획이다.

컨 회장은 “브라이틀링이 전 세계를 바꿀 순 없지만 적어도 고객들의 인식 변화에는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사회단체 등과 협업해 친환경 패키지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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