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열 기자의 CAR & TRACK] SUV 물리적 한계? ‘더 뉴 GLE’ 앞에선 옛말!

원성열 기자

입력 2018-11-26 05:45 수정 2018-11-2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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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메르세데스 벤츠 GLE는 E-액티브 바디 컨트롤을 통해 안정된 승차감을 자랑한다. 또 횡압력을 줄여주는 커브모드에 강력한 오프로드 기능을 탑재해 한층 강력해진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샌안토니오(미 텍사스주)|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 美 텍사스에서 만난 4세대 ‘더 뉴 메르세데스 벤츠 GLE’ 시승기

각 휠 스프링과 댐핑 압력 개별 제어
연속 코너·빠른 코너링서 차체 유지
450 4MATIC 모델 제로백 단 5.7초
MBUX·증강현실 내비 등도 환상적


메르세데스-벤츠 GLE는 벤츠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SUV 모델이다. 1997년 전신인 M클래스로 프리미엄 SUV 세그먼트를 개척한 이래 지금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200만대 이상 판매했다. 벤츠는 이번에 럭셔리 중형 SUV 시장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혁신을 담은 4세대 ‘더 뉴 메르세데스 벤츠 GLE(이하 더 뉴 GLE)’를 선보였다. 2019년 초 출시에 앞서 최근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4세대 더 뉴 GLE를 먼저 경험했다.

● SUV 최강 승차감 ‘E-액티브 바디 컨트롤’


SUV의 승차감은 한계가 있다. 승용차보다 높은 지상고는 물리적으로 어쩔 수 없는 롤링과 피칭을 만든다. 그런데 벤츠 더 뉴 GLE는 이 한계를 기술력으로 지워버렸다. 48V 기반의 유압식 액티브 서스펜션과 새로 개발한 에어 서스펜션을 결합해 E-액티브 바디 컨트롤(E-ACTIVE BODY CONTROL)을 세계 최초로 더 뉴 GLE에 적용했다.

시승 첫날 숙소인 샌안토니오 엠마 호텔에서 약 133km 떨어진 몬테시노 목장까지 고속도로와 와인딩 로드로 이어지는 시승 코스에서 경험한 GLE 주행 성능은 4월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경험한 벤틀리 벤테이가를 떠올리게 했다.

미국에서 가장 빠른 제한 속도 85마일(약 136km/h)의 텍사스주 고속도로에서 급가속과 추월가속, 브레이크 조작을 반복하며 제법 거친 펀드라이빙을 하거나 목장으로 이어지는 와인딩 도로에서 연속된 코너를 빠르게 몰아붙이며 돌아나갈 때도 차는 꼿꼿하게 자세를 유지했다. 자동차 업계 유일의 E-액티브 바디 컨트롤 시스템이 차체 롤링을 억제하고, 타이어 그립을 유지하면서도 피칭과 스쿼트 현상까지 제어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도로 시승이라 더 심한 한계상황을 경험할 수는 없었지만 이 정도면 서킷에서도 꽤 재미있게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틀간의 시승 행사를 통해 300d 4MATIC, 400d 4MATIC, 450 4MATIC 등을 두루 경험했는데 최고출력 180 마력(4200rpm), 제로백 7.2초의 300d 모델만으로도 운전의 재미를 만끽하기에 충분했다.

더 뉴 메르세데스 벤츠 GLE의 실내 인테리어. 샌안토니오(미 텍사스주)|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 횡압력 줄여주는 커브모드에 강력한 오프로드 기능까지

가장 인상적인 모델은 6기통 가솔린 엔진의 450 4MATIC이다. 최고출력 367마력, 최대토크 51.6kg.m로 EQ부스트를 통해 최대 22마력과 25.5kg.m의 추가 토크를 누릴 수 있어 제로백은 불과 5.7초에 불과하다.

커브 기능도 운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1∼3단계로 조정 가능한 커브모드를 세팅하고 속도를 높여 코너를 돌면 마치 오토바이 코너에서 기우는 것처럼 차체가 최대 3도까지 기울어져 운전자가 받는 횡압력이 줄어 편안한 코너링이 가능해진다. 도로 표면 스캔 기능은 일반 도로에서 장거리 주행시 운전자의 피로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전방의 다목적 카메라가 차량 앞을 모니터링해 고르지 못한 도로에서의 불규칙한 차체 움직임을 줄여준다. S-클래스에 장착된 매직바디컨트롤과 유사한 기능이다.

강력한 오프로드 능력도 갖췄다. 프리-드라이빙 모드는 차량이 모래언덕에 빠졌을 때 서스펜션이 자동으로 높아졌다 낮아지면서 차가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다.

거친 바위를 지나갈 때나 웅덩이를 통과할 때 한쪽 바퀴가 지면에서 떨어지는 경우 디스플레이의 터치스크린을 통해 4개의 휠을 원하는 높이로 개별조정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더 뉴 메르세데스 벤츠 GLE의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샌안토니오(미 텍사스주)|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 한발 앞서가는 다양한 첨단 기능들

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 같은 다양한 첨단기능들도 있다. MBUX를 첫 적용한 더 뉴 A-클래스 모델보다 진화해 두 개의 12.3인치(31.2cm) 스크린이 하나의 와이드 스크린처럼 이어져 있다. MBUX에는 BMW의 제스처 컨트롤 같은 제어기능이 더 진화된 방식으로 적용되어 있다.

인공지능(AI)이 알고리즘을 통해 스스로 학습해 운전자와 조수석 탑승객을 구분해 인식하고, 각각 원하는 즐겨찾기 메뉴를 설정하면 간단한 손동작만으로 실내등 켜고 끄기, 엠비언트 라이트 변경, 내비게이션 우리집 바로 가기, 마사지 기능 작동, 운전석 시트 조절 등을 실행할 수 있다.

스마트 워치의 일종인 가민 워치와 연동되는 에너자이징 코치 기능도 특별하다. 운전자가 가민 워치를 차고 있으면 스트레스 레벨을 분석해 적합한 에너자이징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추천 음악이 나오면서 방향제가 분사되고 엠비언트 라이트가 바뀌어 분위기를 바꿔주고, 마사지 기능도 작동한다.

차세대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메뉴 구성과 밝기, 시인성도 뛰어나다. 해상도가 720×240 픽셀이고 투사거리가 늘어나 약 3미터 거리에서 운전자 앞에 떠 있는 것처럼 보여 눈의 피로도 역시 줄어든다.

증강현실을 활용한 내비게이션 기능은 전면 스크린에 실제 도로 영상을 보여주고 그 위에 증강현실 화살표가 등장해 길안내를 해준다. 덕분에 모든 길이 초행길인 샌안토니오의 도로에서 단 한 번도 길을 잃지 않았다.

이틀간의 시승으로는 모든 기능을 다 사용해 볼 수 없을 정도로 큰 변화를 담은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GLE는 SUV가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지를 미리 알려주는 지표와 같다.

샌안토니오(미 텍사스주)|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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