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인테리어 소품-패션-샐러드 가게… 가로수길이 변했다

박정민 기자

입력 2018-11-22 03:00 수정 2018-11-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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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한때 패피들의 집결지였던 ‘가로수길’이 오랜 정체에서 벗어나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패션에 국한됐던 분위기를 탈피하고 소비의 주축인 밀레니얼·Z세대를 위한 매장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트렌디한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가로수길은 특히 이면 도로나 골목에 위치한 작지만 특색 있는 매장들, 트렌디한 인테리어·디자인 소품뿐 아니라 삶의 방식까지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공통 관심사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드는 스포츠 커뮤니티 플랫폼 등 새로운 것을 찾아 경험코자 하는 밀레니얼·Z세대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성지순례를 하듯 빵집을 찾아가는 일명 ‘빵지순례’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세로수길을 중심으로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이는 베이커리가 늘어나고 있다. 인증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시그니처 메뉴로 인기를 끌면서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대표적으로 ‘아우어베이커리’는 ‘더티초코’, ‘누텔라 바나나’, ‘버터 프레첼’ 등이 인기 메뉴이고 커피는 물론 빵과 어울리는 와인 페어링 서비스도 제공한다.

최근 오픈한 삼성물산의 ‘메종키츠네’는 매장 입구에 고요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대나무숲을 연출했고, 뷰티 브랜드 ‘헉슬리’는 갤러리 콘셉트를 살린 이색적인 매장을 구성했다. 또 삼성물산의 ‘그라니트’는 골목 안 가정집을 개조하는 방식으로 ‘집’이라는 친숙한 공간에서 몰입적 쇼핑이 가능토록 디자인했다. ‘르시뜨피존(Le Site Pigeon)’, ‘배럴즈(Barrels)’, ‘ETC서울’ 등은 간판이나 표지를 최소화하는 디자인으로 고객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가로수길 매장을 보면 브랜드 감성과 소비자 취향을 고려한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 기회를 제공한다. ‘에잇세컨즈’는 리뉴얼을 통해 매장 2층에 카페와 함께 테라스를 조성해 고객들이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캐주얼 편집숍 ‘배럴즈’는 타마고산도로 유명한 ‘마빈스탠드’가, ‘그라니트’는 지하 1층에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아러바우트’가 입점했다. 한편 ‘브룩스러닝’은 러너들의 건강을 고려해 콤부차, 샐러드 등을 파는 ‘브룩스라운지’를, 요가웨어 브랜드 ‘뮬라웨어’는 도심 속 휴양지 콘셉트의 ‘카페뮬라’를 운영하고 있다.

가구, 인테리어 소품 등 라이프스타일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다채로운 취향을 가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나로수길을 중심으로 포진하고 있다. 최근 트렌드인 북유럽 감성을 경험케 하거나 국내외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개성 있는 스타일을 소개하는 편집숍이 확대되고 있다. 스웨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그라니트’는 ‘지속 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자연친화적, 재활용 상품 등을 통해 북유럽 생활방식을 제안한다.

또 덴마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헤이(HAY)’와 다양한 북유럽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보인 ‘로쏘꼬모’는 2호점을 오픈했고, 2013년 론칭한 리빙 편집숍 ‘챕터원’도 활발히 운영 중이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한동안 주춤했던 가로수길이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F&B 등 트렌디한 콘텐츠로 활력을 띠고 있다”며 “소비 주축인 밀레니얼·Z세대의 취향과 이목을 사로잡는 브랜드가 미래 시장에서도 지속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atom60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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