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체포 전 르노·닛산 합병 추진했다
뉴시스
입력 2018-11-21 09:39 수정 2018-11-21 09:41
카를로스 곤(64) 르노·닛산 회장이 부정 행위로 일본에서 체포되기 전 르노와 닛산의 합병을 계획 중이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닛산 이사회 구성원들이 향후 몇 달 안에 합병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합병 안건이 매우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르노와 닛산은 1999년부터 지분을 공유하는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현재 르노는 닛산 지분의 43%를, 닛산은 르노 지분의 15%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닛산이 미쓰비시 지분 34%를 인수하면서 삼각 동맹 구조가 만들어졌다.
두 회사의 관계는 르노가 우위에 있는 제휴라고 볼 수 있다. 르노는 닛산 경영진을 임명할 수 있고 지분 의결권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닛산의 르노 지분은 의결권과 지배권이 없다. 르노는 닛산과 공식 합병하면 비쓰비시까지 장악할 수있다.
이 때문에 일본 닛산 측 이사회 구성원들은 곤 회장의 합병 계획에 강하게 저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는 프랑스 정부가 최대주주인 회사여서 합병 후 회사 운영에 프랑스 측의 입감이 강하게 반영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한 소식통은 “닛산 이사회는 이같은 열세적 지위를 강화하는 어떤 조직개편에도 맞서 싸우겠다고 말해 왔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번 합병 제안이 준비되던 시기에 곤 회장과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최고경영자(CEO)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었다고 FT는 전했다.
곤 회장은 공금 유용과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 기재 등의 혐의로 일본 검찰에 체포됐다. 일각에서는 곤 회장과 일본 측 닛산 관계자들의 불화가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닛산은 내부 고발에 의해 자체 조사를 진행하다 곤 회장의 부정이 파악되자 플리바게닝(유제협상제도)을 통해 검찰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닛산의 실적 부진 문제로도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사람들에 따르면 곤 회장은 최근 미국에서의 마진율 하락과 중국의 성장 둔화로 회사 실적이 악화되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고, 이는 사이카와 CEO와의 갈등을 유발했다고 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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