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치 불확실성 해소” 글로벌 증시 반짝 상승했지만…

박성민 기자 , 송충현 기자

입력 2018-11-09 03:00 수정 2018-11-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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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이후 금융시장 전망

미국 중간선거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긴밤 뉴욕 증시가 상승한 여파로 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67% 오른 2,092.63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2% 급등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주가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상하원을 공화당과 민주당이 양분한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글로벌 증시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공화당의 하원 수성으로 일방통행식의 ‘트럼프주의(Trumpism)’가 더 강화되거나,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으로 미 정부의 정책 노선이 급변하는 상황 모두 시장이 바라지 않던 시나리오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증시를 짓누르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연말 ‘상승 랠리’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미중 무역전쟁의 결말도 섣불리 예단할 수 없어 금융시장이 다시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 “미중 갈등 계속돼 안도 랠리 지속 힘들어”


7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는 중간선거 결과에 안도하며 2% 이상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주요 기술주의 급등에 힘입어 2.64%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친시장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였다.

아시아 증시에도 훈풍이 불었다. 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3.94포인트(0.67%) 오른 2,092.63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2% 급등하며 2,100 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1.66%,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1.82% 올랐다.

하지만 이 같은 안도 랠리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증시를 짓눌러온 트럼프 정부의 미중 무역분쟁 기조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민주당도 중국의 영향으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커진다는 데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통상당국 역시 당분간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창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전략실장은 “단일 통상 이슈로 가장 큰 자동차 고율 관세 여부에 따라 미국 통상정책의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미 금리 차 더 벌어질 수 있어”

한국과 미국 간의 금리 차가 지금(0.75%포인트)보다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는 악재다.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라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꺾일 수 있지만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으로 소비자물가가 오를 수 있는 점을 우려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요인이 충분하다. 한미 간 금리 차가 더 확대되면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가속화돼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나마 이달 말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 갈등 완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 전까진 증시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증시에 경기 둔화에 대한 두려움도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달러 강세를 이끌었던 대규모 감세 정책 등 트럼프 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의 추가 법인세 인하 등 과도한 감세 정책은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세가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원 연구원은 “트럼프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후퇴하면서 미국 증시 선호가 약해지고, 선진국 중 내수가 양호한 일본이, 신흥국 가운데는 증시 하락폭이 컸던 한국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성민 min@donga.com / 세종=송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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