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강국 코리아’ 간판 내린다…3분기 생산능력 사상 최대 감소

뉴스1

입력 2018-11-07 08:51 수정 2018-11-0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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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제조업 생산능력지수 102.5, 전년比 1.5%↓
“자동차·조선 등 구조조정 탓…투자부진 타격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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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의 엔진 역할을 해온 제조업이 차갑게 식고 있다. 제조업 생산능력이 역대 최초로 4분기 연속 감소세를 쓰고 있다. 지난 3분기는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7일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 조사를 보면 올해 3분기(7~9월) 기준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02.5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했다.

이는 제조업 생산능력을 통계로 모으기 시작한 1971년 이래 분기 기준 가장 큰 하락폭이다.

생산능력지수란 사업체가 설비·인력·조업시간 등을 정상 운용할 때 낼 수 있는 최대 생산실적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연도는 2015년이다.

이 지수는 1997~1998년 외환위기나 2009년 금융위기 때에도 마이너스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오히려 위기를 버틴 직후 예전 수준으로 금방 회복하고는 했고, 이는 기업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한 결과로 해석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사상 처음으로 전년동기대비 0.1% 감소(104.3)를 기록하더니, 올 1분기 0.3% 감소(103.1), 2분기 1.0%(102.7) 감소로 오히려 내림세가 심해졌다. 전분기 대비로 하면 3분기 연속 감소다.

분기가 아닌 월별로 보면 9월의 경우 전년동월 대비 1.9% 줄어든 102.5를 나타냈다. 지난 2월에 0.1% 증가를 제외하면 작년 12월부터 내리막을 타는 중이며 지난 3월부터 7개월 연속 하락이다.

감소폭도 커지고 있다. 3월 0.6%에서 4월 1.0%, 5월 1.0%, 6월 1.1%, 7월 1.3%, 8월 1.5% 감소로 차츰 늘어나고 있다.

이는 자동차·철강·조선 등 주력 제조업종이 구조조정을 겪는 것과 연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올들어 계속된 설비투자 감소가 전체 제조업의 생산역량 저하로 빠르게 가시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세부 산업별로 보면 조선업이 속한 기타 운송장비와 자동차가 속한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에서 감소세가 지속 중인데, 이는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지표를 우리 산업계 ‘위기’로 단정짓기는 이르다는 설명이다. 어 과장은 “필요 없거나 과잉된 설비를 제거해 생산운영에 효율화를 기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간 전문가들은 제조업 설비가 줄면서 가동률도 같이 떨어지는 추세인 점, 생산능력 증감의 산업별 편차가 극심한 점 등을 근거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조선·해운이 포함된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 지수는 2015년 2분기(100.7·-2.6%)부터 꾸준히 감소해 지난 1분기에 80선이 무너졌으며 3분기 현재에는 70.5로 60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체 지수와 비교하면 32포인트나 차이나는 것이다.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은 작년에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오다가 지난해 3분기(105.5·-0.5%) 갑작스럽게 감소세로 전환해 올 7~9월 기준 101.6(-0.1%)까지 떨어졌다. 1년 만에 급속히 현실화한 생산능력 저하다.

철강업과 관련된 금속가공제품 제조업도 3분기에 91.2로 전년동기대비 -0.5%를 기록하며 작년 4분기(94.8·-4.4%) 이후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이 제조업 생산능력을 지탱하고 있는 반면 구조조정을 겪는 업종의 위축은 매우 뚜렷한 모습”이라며 “심지어 투자가 느는 업종도 신규 확장보다는 유지·보수에 치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업투자를 되살리기 위해 정부가 연구개발(R&D) 세액공제 등 투자 제고책을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또 산업위기지역처럼 어려움을 겪는 지역이나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는 것도 좋지만 주력업종 고부가가치화나 대기업 투자 지원을 소홀히하지 않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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