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 흐릿하고 사물이 휘어 보인다? 중노년층 ‘황반변성’ 환자 크게 늘어

황반변성 예방

눈의 피로를 개선하려면 아스타잔틴을, 눈이 침침하거나 건조함을 느낀다면 오메가3를 챙겨 먹는 것이 좋다.

실명을 초래하는 눈 질환인 황반변성 환자가 중노년층을 중심으로 크게 늘고 있다. 황반변성은 녹내장, 백내장과 함께 3대 실명 원인으로 꼽히는 질환이다. 건강보험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황반변성 환자는 2011년 9만1000명에서 2016년 14만6000명으로 5년간 61.2% 증가했다. 연평균 10%씩 증가한 수치다. 그중에서도 50대 이상이 전체 진료 환자의 9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반변성 발병 전 막아야

황반은 눈 안쪽 망막의 중심부에 있는 신경조직이다. 물체를 식별하고 색깔을 구분한다. 황반변성은 이러한 황반이 노화나 유전적 요인, 염증 등으로 변성돼 시력에 손상을 입는 질환을 말한다.

황반부는 시력의 초점이 맺히는 중심부이므로 이 부분에 변성이 생기면 눈앞 사물이 구부려져 보이거나 가운데가 까맣게 보이게 된다.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르기도 하며 50세 이상에서 실명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글자나 직선이 휘어 보이거나 사물이 찌그러져 보일 때, 가까운 곳과 먼 곳 모두 안 보일 때, 쳐다보는 부분이 까맣게 보이거나 뒤틀려 보일 때 황반변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비삼출성)’과 ‘습성(삼출성)’으로 구분된다. 건성은 초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습성으로 진행될 수 있다. 습성은 출혈과 황반 부종과 같은 증세가 동반되고 치료하지 않았을 때 황반 부위에 심각한 손상이 오면 시력 저하가 급격하게 진행된다.

이러한 황반변성으로 한번 시력이 떨어지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 50대 이상은 발병 전에 막는 게 중요하다.

눈 건강엔 아스타잔틴·오메가3·루테인

중노년의 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외부 자극을 줄여 안구를 건조하지 않게 하고 영양 보충을 통해 소실되는 안구 구성 물질을 채워줘야 한다. 장시간 또는 흔들리는 곳에서 스마트폰 사용하지 않기, 눈 자주 깜박이기, 정기적으로 검진 받기 등 생활수칙 실천과 더불어 영양소의 섭취가 중요하다.

눈 건강을 위해 필요한 대표적인 영양소는 아스타잔틴과 오메가3 지방산의 DHA·EPA, 루테인, 비타민A 등이다. 아스타잔틴은 연어·새우·송어 등과 같은 해산물에, 오메가3는 연어·고등어 같은 등푸른 생선, 루테인은 케일·브로콜리·달걀노른자, 비타민A는 당근·시금치 같은 녹황색 채소에 풍부하다.

루테인은 황반의 재료다. 망막 속 루테인이 부족하거나 자외선을 많이 받으면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고 황반변성을 유발할 수 있다. 눈의 루테인 함량은 보통 25세부터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60세가 되면 절반 이하로 감소하므로 나이가 들수록 루테인을 풍부하게 섭취해야 한다. 2000년 미국 안과의학지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인 남녀 50명을 대상으로 루테인 성분을 한 달간 섭취하게 한 결과 혈중 루테인 농도가 약 5배 증가했고 4개월 후에는 망막의 황반 부위 색소 밀도가 약 5.3% 높아졌다.

루테인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발간하는 건식투데이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루테인의 시장 규모는 2015년 244억 원에서 2016년 558억 원, 2017년 826억 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체내 합성되지 않는 눈 건강 영양소

최근 들어서는 스마트폰 사용이 중노년층의 눈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디지털기기 사용으로 인한 대표적인 눈 질환은 안구건조증, 눈 근육의 과도한 긴장으로 인한 조절장애, 모니터의 청색광으로 인한 망막변성 등을 꼽을 수 있다.

천연 카로티노이드인 아스타잔틴은 강력한 항산화, 항염 작용을 한다. 장기간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 인한 눈의 피로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인 영양소이다. 망막의 혈류를 개선해 수정체의 굴절을 조절하는 모양체 근육(초점 조절에 관련된 근육)에 더 많은 혈액이 도달하게 하고 풍부한 영양을 공급한다. 눈의 피로를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 26명을 대상으로 하루 5mg의 아스타잔틴을 한 달간 섭취하도록 한 결과 눈의 피로가 54% 감소했으며 눈의 초점 조절 능력이 개선됐다.

눈이 침침하거나 건조함을 느낀다면 오메가3를 챙겨먹는 것이 좋다. 오메가3(DHA·EPA)는 안구 건조 개선과 망막 기능 유지의 효과가 있다. DHA는 망막 조직의 주성분으로 눈물 막을 튼튼하게 해 눈물 분비가 줄어드는 것을 예방한다. EPA는 염증성 물질인 PGE2를 감소시켜 염증 유발을 억제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DHA와 EPA에 대해 ‘건조한 눈을 개선해 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그 기능성을 인정했다. 2013년 안과 최고 저널인 ‘옵살몰로지’에 따르면 오메가3(EPA 180mg, DHA 120mg)를 하루 2회씩 30일간 섭취한 군은 그렇지 않은 군보다 눈물 증발량이 적고 눈물 분비량이 늘었다. 안구건조증도 크게 완화됐다.

이러한 영양성분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식품 형태로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눈 건강에 도움이 될 만큼 섭취하기란 쉽지 않다. 최근에는 눈 건강을 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아스타잔틴·오메가3·루테인·비타민A·E를 한 알에 모두 담은 건강기능식품이 출시됐다. 눈의 피로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노화로 인해 감소되는 황반색소 밀도를 유지하고 눈의 영양 공급·건조함 개선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정지혜 기자 chi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