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대리석’ 하면 이젠 한국… 세계시장 44%에 깔렸다

황태호 기자

입력 2018-10-29 03:00 수정 2018-10-2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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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 좌우 국제공항이 승부처
LG하우시스, 獨 등 10곳 마감재 수주… 美 고급 대리석 생산라인 증설 나서
한화L&C-롯데첨단소재도 도약


20조 원 규모로 급성장한 글로벌 인조대리석 시장에서 한국 기업 점유율이 44%에 이르는 등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옥상정원 ‘오픈 에어 덱’의 모습. 이 곳을 꾸미는 데 LG하우시스의 인조대리석 ‘하이막스’가 사용됐다. LG하우시스 제공
인테리어 마감재 시장에서 ‘글로벌 공항’은 가장 치열한 수주 경쟁이 펼쳐지는 전쟁터다. 국가나 도시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장소인 공항 특성상 인테리어 마감재에 대한 평가가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니다. 자재업계 관계자는 “선진국의 주요 공항에 들어간 자재는 일단 품질 면에서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통한다”고 말했다.

공항 인테리어에 특히 애용되는 자재가 인조대리석이다. 대리석 특유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면서도 내구성이 강하고 가공도 쉽기 때문이다. 이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하우시스는 인조대리석 브랜드 ‘하이막스’로 전 세계 10여 개 공항의 마감재 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비롯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프랑스 샤를드골 공항, 이탈리아 나폴리 공항, 체코 프라하 공항 등에도 하이막스가 쓰였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는 라운지 입구 카운터와 푸드바 등에 사용됐다. 나폴리 공항에선 벤치,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선 옥상에 조성된 오픈 에어 덱을 꾸미기 위한 인조대리석으로 하이막스가 채택됐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세균이 번식하는 천연대리석의 단점을 보완한 데다 다양한 곡선의 형태를 이음매 없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가공성을 갖췄다”며 “이런 장점 때문에 주방 싱크대의 상판에 주로 쓰이다가 자하 하디드, 카림 라시드 등 세계적 건축가의 선택을 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내구성이 뛰어나고 오염에 강한 특성 덕분에 인조대리석을 건축물 외부에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프랑스에 있는 요트 제조사 베네토의 본사, 중국 상하이 둥팡밍주타워, 미국 브루클린박물관 등 랜드마크 건물의 외장재로도 LG하우시스의 인조대리석이 사용됐다.

글로벌 인조대리석 시장은 2009년 10억 달러(약 1조1300억 원)에서 올해는 18억 달러 규모로 커졌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 듀폰을 비롯한 글로벌 화학회사들이 시장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LG하우시스와 한화L&C, 롯데첨단소재 등 국내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개발과 판매에 나서면서 올해 국내 기업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약 44%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 인조대리석보다 한 단계 고급 제품으로 통하는 ‘엔지니어드 스톤’ 시장도 주목되는 분야다. 엔지니어드 스톤은 메틸메타크릴로 만든 수지를 돌가루와 섞어 만드는 일반 인조대리석과 달리 천연 석영계 재료를 90% 함유해 ‘마블’이라 불리는 패턴을 더 잘 살릴 수 있다. LG하우시스는 미국 조지아주의 인조대리석 공장에 내년 말까지 총 5000만 달러를 투자해 엔지니어드 스톤 3호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했다. LG하우시스는 이에 앞서 2011년에 총 4000만 달러를 들여 첫 번째 엔지니어드 스톤 공장을 세운 데 이어 2016년에 2호 공장을 열었다. 3호 공장이 완공되면 LG하우시스의 엔지니어드 스톤 생산 규모는 연 70만 m²에서 105만 m²로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금융위기로 침체됐던 부동산 경기가 최근 다시 살아나면서 일반 인조대리석은 물론이고 엔지니어드 스톤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꾸준히 점유율을 높여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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