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뜨면 LA다저스 맥주도 ‘완판’…미국 홀린 한국 술

뉴스1

입력 2018-10-28 10:16 수정 2018-10-28 10:59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LA다저스 효과, 하이트맥주 인지도↑…현지인도 ‘굿’
참이슬 칵테일도 인기…과일 소주 작년 14%성장


‘LA다저스 vs 밀워키’ 미국 포스트시즌 4차전이 열린 지난 16일(현지 시간) LA스타디움 인근은 경기가 열리기 3시간 전부터 차들이 길게 이어졌다. 여의도공원보다 큰 주차장은 금세 차들로 빼곡히 들어 찼다. 이 시각 탁 트인 스타디움 안에서는 맥주 바(bar)로 팬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하이트 바’(hite bar)가 바빠지는 시간이다.

누가 한국 맥주를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고 했는가. LA다저스 구장에서는 하이트맥주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맥주 판매 부스 앞에는 긴 줄이 이어졌다.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날 한 팬은 맥주를 받자마자 한 모금 마신 뒤 연신 고개를 끄떡이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국 맥주가 맛이 없다고?”…미국선 ‘불티’

수입 맥주 공세에 힘을 못 쓰는 한국 맥주지만, 미국에서는 달랐다. 하이트맥주는 다저스 구장은 물론 한인타운과 아시안마켓 등에서 인기 맥주로 꼽힌다.

LA 한인 타운 입구에 선 하이트맥주의 커다란 간판이 위상을 보여줬다. 진출 초반 미국에 이민 온 교민들 위주로 소비가 이뤄졌지만 이제는 미국 현지인도 마시는 맥주가 됐다.

교민이 많은 LA뿐만이 아니다. 뉴저지와 뉴욕주 등 주요 상권에도 하이트 제품의 판매가 늘고 있다.

실제 하이트진로아메리카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2306만달러를 기록했다. 2014년부터 실적이 4.7%, 4.6%, 11.2%, 14.3%씩 매년 성장 중이다.

미국 현지 시장 확대를 위해 2012년 LA다저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현지 야구팬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브랜드 홍보 활동을 진행한 것이 통했다. 여기에 ‘하이트진로 골프 토너먼트’와 ‘LA어부: 아내들이 허락한 낚시대회’, ‘LA 핼러윈 파티’ 등을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

교민은 물론 현지인들, 밀레니엄 세대까지 공략한 이벤트로 접점을 만들고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황정호 하이트진로아메리카 대표는 “기존 교민 중심의 시장에서 밀레니얼을 타깃으로 한 현지인 시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하이트진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은 주요 교민 밀집 지역을 유지하고, 한류·한식 트렌드 확산으로 교민식당을 찾는 현지인에게 브랜드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10년 새 한국 교민의 수가 8~9% 증가하는 등 시장이 점차 커지는 것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업활동과 마케팅 활동을 이어나갈 방침”이라며 “미국 현지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미주법인 본사를 LA한인타운과 얼바인시 중간에 있는 세리토스로 옮겼다. 약 2만상자 이상 적재가 가능한 1만3000스퀘어피트(1200㎡)의 물류센터를 신설하기도 했다. 미국 시장 전역에 물류 효율성을 높이고, 공격적 영업활동을 위한 투자다.


◇참이슬 칵테일 ‘소주’…“세계화 가능성 봤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부터 한국의 대표 술인 ‘소주’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판매 채널 확대에 나섰다.

소주는 일반적으로 ‘spirit’이라 일컫는 ‘위스키’나 ‘보드카’에 비하면 도수가 낮아 시장에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하고 개척해야 한다. 하지만 일단 현지 반응은 나쁘지 않다는 평이다.

특히 과일리큐르(과일 소주)는 지난해 매출이 14%나 성장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마셨을 때 쓴맛이 덜해 부담감이 없고, 과일 맛이 익숙해서다. 여기에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음식과 함께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가 늘었다. 덕분에 지난해 진로아메리카는 창립 이래 최대 소주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는 2016년 자몽에이슬을, 지난해에는 청포도에이슬을 비롯해 이슬톡톡, 망고링고 등을 출시하며 지속해서 현지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또 미국 주요 도시에서 신제품 ‘자두에이슬’ 홍보 행사 등을 벌이며 ‘소주 알리기’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아직 현지에서 자리 잡기까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함께 먹는 음식과 궁합은 물론 소비자들이 느끼는 분위기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황 법인장은 “한국 소주가 현지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지기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이라면서도 “다저스 구장 내 참이슬 칵테일 판매, 유명 쉐프와의 협업 이벤트 등 한국 음식과 페어링을 통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참이슬을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미국 시장을 키워가고 매년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2020년 매출 목표는 3500만달러 달성이다.

(로스앤젤레스=뉴스1)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