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자 3개 통닭집→국내 1위 신화’ 교촌치킨, 배달비 이어 ‘폭행 갑질’로 휘청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8-10-26 09:24 수정 2018-10-2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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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캡처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 창업자인 권원강 회장(67)이 6촌 동생인 권모 교촌에프앤비 신사업본부장(상무·39)의 ‘폭행 갑질’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2014년부터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교촌치킨은 배달서비스 유료화 정책 시행 논란 이후 이번 오너 일가 ‘폭행 갑질’ 논란으로 불매운동 움직임이 다시 일자 빠르게 권 본부장의 사표를 수리하며 진화에 나섰다.

교촌치킨은 1991년 3월 경북 구미시 외곽의 탁자 세 개가 놓인 작은 통닭집에서 시작됐다. 권 회장이 대구시에서 노점생활 5년여, 택시기사로 5년 등 10여 년간의 고생 끝에 마련한 허름한 통닭집으로, 상호명은 ‘교촌통닭’이었다. 개인택시, 셋방까지 털어 만든 3000만 원이 밑천의 전부였다. 당시 하루에 1~2마리를 파는 날이 허다했고, 전기요금 낼 돈도 없었다고. 하지만 권 회장은 마지막 생계수단이었던 만큼 죽을 각오로 닭요리를 연구했고, 마침내 마늘 간장 소스를 개발했다.

교촌치킨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위생적인 깍두기 용기를 개발하고 부분육을 도입했다.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해 가게를 오픈한 지 3년 만에 하루 100마리 이상 닭을 팔게 됐다. 권 회장은 구미 가게를 종업원에게 물려주고 대구에서 가맹점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 27주년을 맞이한 교촌치킨의 매출은 3188억 원(2017년 기준)으로 치킨 업계 1위다. 교촌치킨은 철저한 가맹점 상권 보호를 최우선 영업 방침으로 삼고 있다. 2003년 이후 교촌치킨의 가맹점수는 950∼1050개 사이로 변동이 크지 않지만 그사이 본사 매출은 3배 이상 성장했다. 교촌치킨 가맹점당 평균 매출도 5억 원이 넘는다.

시그니처인 마늘 간장 소스 치킨으로 꾸준히 사랑받아온 교촌치킨은 지난 5월 배달 주문 시 건당 2000원의 배달서비스 이용료를 받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거센 비난을 샀다. 이에 온라인에서는 교촌치킨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일었다.

이어 약 5개월 만에 교촌치킨은 다시 악재를 만났다. 오너 일가의 폭행 갑질 영상이 뒤늦게 공개된 것.

조선비즈는 25일 오전 권 회장의 6촌 동생인 권 본부장의 폭행 갑질 영상을 공개됐다. 해당 영상에는 권 본부장이 2015년 3월 25일 오후 9시경 대구시 수성구에 위치한 교촌치킨의 한식 레스토랑 ‘담김쌈’ 주방에서 직원들을 폭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교촌치킨 측에 따르면 권 본부장은 교촌치킨 계열사인 소스업체 에스알푸드 사내이사와 등기임원을 지냈다. 회사는 권 본부장의 ‘폭행 갑질’ 논란 한 달 뒤인 2015년 4월 권 본부장을 퇴사시키는 등 징계 조치를 했다. 그러나 권 본부장은 자숙의 시간을 거친 뒤 약 1년 만에 교촌에프앤비 신사업본부장으로 재입사했다. 일부 직원들은 재입사한 권 본부장이 폭행·폭언을 계속하고, 과거 폭행 사건을 조사했던 인사 담당자를 보직과 관련 없는 곳으로 발령해 퇴사시키는 등 막강한 인사권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뒤늦게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자 권 회장은 25일 공식 사과문을 통해 직접 사과했다. 권 회장은 “오랜 시간 회사에 몸담으며 기여를 해온 직원으로 피해 직원들에게 직접 사과하며 당시 사태를 원만히 해소한 점을 참작해 복직을 허용했다”면서 “이는 친척 관계가 아닌 교촌 직원으로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폭행 사건의 전말과 기타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사건들에 대해 전면 재조사를 진행하겠다. 재조사를 통한 결과에 책임감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이번 사건 이외 사내 조직 내 부당한 일들이 존재하는지 세밀하게 점검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권 본부장이 낸 사표를 즉각 수리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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