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러 왔다 그냥 돌아가네요”…금리동결에 집주인 일단 ‘안도’

뉴시스

입력 2018-10-18 16:05 수정 2018-10-1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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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대책 발표이후 거래가 뜸해진 서울 부동산시장이 금리동결 소식으로 매수자와 매수자간 눈치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슬금슬금 매월 우상향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자칫 부동산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집주인들은 기준금리 동결로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다소 벌 수 있게 됐다.

결국 시장은 ‘눈치싸움’이 불가피하게 됐다. 기준금리 동결로 집주인에게 주도권이 다시 넘어가는 분위기지만 수요자도 집값이 더 떨어지기를 기대하고 버티면서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다만 이달말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가 전 은행권에 관리지표로 도입되는 등 대출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까지 동반될 경우 시장 냉각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8일 서울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기준금리 동결 발표에도 시장은 전과 다름없이 차분한 분위기다.

송파구 잠실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금리 인상을 앞두고 최근 2~3일간은 그나마 있던 매도·매수문의마저 사라져 냉각 상태”라며 “동결 발표 이후에도 냉랭한 기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 기준금리 동결 발표가 매수자의 불안심리를 자극할 수도 있다고 봤다.

이 관계자는 “송파구 아파트 단지들은 매수자-매도자간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에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매수자쪽으로 균형이 기울 수도 있었다. 매도자들이 금리 계속 오를 거라는 불안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기준금리 동결로 매수인은 좀 느긋해질뻔했는데 다시 조급해지면서 추격 매수세가 나오는 형국이 될 우려가 있다”면서 “앞으로 2~3일 내내 매수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구 역삼동 부동산 시장도 차분한 것은 대동소이하다. 다만 집주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 E공인중개소 대표는 “오늘 매물을 내놓으려고 왔던 손님도 금리동결 소식에 다음에 연락준다고 하고 들어갔다”면서 “금리가 언젠가는 오르겠지만 아직 집주인은 쉽게 결정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 시장은 9·13 대책이 나오면서 상승세가 주춤해졌고, ‘이제 다 올랐다’고 하는 분위기도 있다. 집주인은 매도를 고려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 반면 매수인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대로 안정될지 어떨지 판단이 어렵다”고 전했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서울 주택시장의 열기는 이제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이날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2018년 10월 3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5% 오르는 데 그쳤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 9월 첫째주(0.47%) 정점을 찍은 뒤 ▲9월10일 0.45% ▲17일 0.26% ▲24일 0.10% ▲10월1일 0.09% ▲8일 0.07% ▲15일 0.05% 순으로 오름폭이 축소되고 있다.

특히 지난 여름 ‘용산·여의도 통개발’ 이슈 이후 급등세를 지속했던 용산이 이날 보합 전환되는 등 상승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앞으로 시간 문제라는 점에서 서울 부동산 시장은 앞으로 냉각기를 거칠 수밖에 없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은 초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된 데다 집값이 지나치게 급하게 오르면서 금융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아졌다”면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이달 말 DSR을 은행권 관리지표로 도입해 ‘위험대출’을 차단하고 나서면서 대출 규제 문턱은 나날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 위원은 “대출 규제에 기준금리 인상까지 덮치면 ‘설상가상’이 될 수 있다”면서 “시장 위축은 매우 가파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준금리 현 1.50% 수준으로 낮고, 주택담보대출도 평균적으로 아직 5% 수준에 불과해 급격한 부동산 실물경제 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 위원은 “금리가 당장 급등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대출 부담이 심해지는 시기, 임계점에 도달할 때까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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