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고객경험의 시대… “소비자의 감성을 만족시켜라”

김민식 기자

입력 2018-10-11 03:00 수정 2018-10-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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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AC, 114개 산업 344개 기업 대상 ‘2018 고객만족도’ 조사 발표
조사 첫해보다 80% 성장한 75.6점… 현대자동차 25회 최다 1위 올라


게티이미지뱅크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대표이사 부회장 김종립)은 114개 산업 344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를 10일 발표했다.

올해는 4월 17일부터 8월 24일까지 국내 소비자 1만1040명을 대상으로 제조업 52개(소비재 제조업 29개, 내구재 제조업 23개), 서비스업 62개(일반서비스업 52개, 공공서비스업 10개) 등 총 114개 산업에 걸쳐 소비자방문에 의한 일대일 면접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KCSI는 전반적 만족도(30%), 요소 종합만족도(50%), 재이용(구입) 의향(20%)을 반영한 점수다.


조사 대상 산업, 국가 전체 GDP 75%에 해당

올해 KCSI는 75.6점으로 조사 첫 해인 1992년과 비교했을 때 무려 33.7점(△80%) 성장을 기록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79.2점, 서비스업(공공서비스 포함)은 74.0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불과 50여 개 내외 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던 KCSI는 지속적으로 확대돼 올해는 국가 전체 GDP 75%에 해당하는 114개 산업을 조사하는데 이르렀다. 그간 전체 산업의 KCSI 추이를 보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꾸준히 성장해 왔다. 이는 각 기업과 산업에서 고객만족경영을 통한 성장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필수적 생존전략으로 설정한 결과로 보인다. 이러한 노력으로 최근 들어 가속화되는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소비 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고객만족 활동이 소비자들로부터 여전히 크게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디지털 기술 기반의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KCSI는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와 시장 환경을 보다 적극 반영하고, 각 기업의 질적 수준을 정확히 측정해 국내 산업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고객만족 최우선을 위한 산업계의 노력 돋보여

소비재 제조업에서는 1인 가구, 건강 및 웰빙 관련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제품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특히 업계에서는 1인 가구 트렌드에 발맞춰 고객 분석을 기반으로 다양한 전용 상품 및 서비스를 앞다퉈 소개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웰빙 서비스를 추구하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맥주, 여성용한방화장품, 홍삼가공식품 등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내구재 제조업은 글로벌에서 입증된 생활가전 및 자동차 산업이 상위 10개 중 8개를 차지하며 전반적으로 고객들에게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TV, 냉장고, 가정용에어컨, 승용차 등이 80점 중후반의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이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친환경 이슈 등이 반영된 것으로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기업들의 전방위적인 노력이 고객들로부터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일반 서비스업 유통에서는 늘어나는 여행객을 잡기 위해 다양한 혜택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면세점과 간편결제 및 쇼핑 편의성에 주력하고 있는 TV홈쇼핑이 강세를 나타냈다. 금융에서는 컬처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체크카드와 인슈어테크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자동차보험 산업이 상위를 기록했다.

공공서비스업은 우편이 20년째 지속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철도, 전력, 고속도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세무, 수도, 치안행정, 지하철, 등기, 교육은 아직 만족도 수준이 낮아 개선할 여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제조업 기업 강세… 서비스업 1위 경쟁 치열

올해 27년째를 맞는 KCSI에서 2018년 산업별 1위 기업의 역대 1위 횟수를 보았을 때, 10회 이상 1위 기업이 배출된 56개 산업 중 소비재(18개)와 내구재(13개) 등 제조업이 총 31개 산업으로 나타났으며, 서비스업은 공공서비스를 포함해 25개 산업으로 조사됐다.

10회 이상에서는 제조업의 비중이 높았고(55%) 10회 미만에서는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았다(60%). 즉, 제조업에서의 장수 1위 산업이 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으며, 반면에 서비스업에서 고객만족경쟁이 더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세계 일류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주요 기업들이 오랫동안 1위를 유지하며 업계를 선도하는 반면, 주로 국내 활동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업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1위가 자주 변동되며 특정 기업의 독보적 선두 유지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비스 업종에서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와 니즈를 맞추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고 있다.


제조업-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서비스업-에버랜드, KT 등 두각

현대자동차(내구재·25회), 에버랜드(서비스·24회), 라이온코리아(소비재·23회)는 내구재, 서비스, 소비재에서 최다 1위를 차지했다. 금강(정장구두), 삼성전자(이동전화단말기), 삼성화재(자동차보험), 교보문고(대형서점)가 22회, 삼성전자(PC 및 TV), SK텔레콤(이동전화서비스), 아시아나(항공서비스)가 21회, 삼성생명(생명보험), KT(시내·시외전화), 우정사업본부(공공서비스), 한국야쿠르트(유산균발효유)가 20회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5개 산업(이동전화단말기, TV, 개인용 컴퓨터, 세탁기, 냉장고)에서 10회 이상 1위를 차지하며 한국의 대표 고객만족 선도 기업으로서 위상을 드높였다. KT(시내·시외전화, 초고속인터넷), 라이온코리아(세탁세제, 주방세제)과 금강제화(정장구두, 캐주얼화), 현대자동차(일반승용차, RV승용차), 삼성물산(종합레저시설, 남성정장), 유한킴벌리(화장지, 생리대) 등 총 6개 기업이 2개 산업에서 10회 이상 1위를 차지해 고객만족 장수 기업으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올해 10회 이상 1위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 삼성화재,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카드, 삼성서울병원 등 삼성 계열사가 총 6개 기업(11개 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KCSI 조사대상 산업 중 총 12개 산업에서 1위 기업 변동이 나타났다. NH투자증권(증권), 우체국택배(택배), KCC(가정용건축자재) 등이 치열한 고객만족도 경쟁 끝에 올해 새롭게 1위를 차지했다.

이상윤 한국능률협회컨설팅 본부장은 “새로운 고객경험의 시대가 열렸다. 실제 고객의 경험 단계를 고려한 상품·서비스의 라이프사이클 관리로 효과성을 높이고, 소프트웨어 개선과 같은 감성적이고 심리적인 측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업들은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 로열티를 높이기 위한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KCSI ::

KCSI는 KMAC가 1992년 한국산업의 특성을 살려 개발한 한국형 고객만족도 측정 모델로 국민총생산(GNP), 국내총생산(GDP) 등 생산성 지표와 달리 국가 산업경제의 질적 성장을 평가하는 지표다.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한국산업의 대표적인 고객만족 지수로서 조사대상 산업이 전체 GDP의 약 75%를 차지할 만큼 국내 산업의 대표적 고객만족도 조사제도다.

KCSI는 해마다 한국의 산업 및 기업의 현 위치를 확인하고, 향후 관련 산업 및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조사 결과를 통해 기업은 시장에서 자사의 경쟁력을 파악하고, 고객의 불만을 일으키는 상품이나 서비스 문제를 개선함으로써 고객지향적인 경영활동을 펼칠 수 있다. 자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어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자료로도 활용된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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