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앞둔 강수연 “이제는 후배 양성하고 싶어요”

고봉준 기자

입력 2018-10-04 17:37 수정 2018-10-0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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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무리하는 강수연이 4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1라운드를 소화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20년이 흘렀네요. 골프를 너무 오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미일 투어 통산 474경기 출전과 12회 우승에 빛나는 강수연(42)에겐 4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막을 올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이 어느 때보다 남다르다. 이 대회를 끝으로 국내 골프팬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기 때문이다.

1998년 KLPGA 투어로 데뷔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를 거치며 21년간 현역으로 활약한 강수연은 올해 은퇴를 결심하고 자신과 인연이 깊은 하이트진로 챔피언십(2000년 초대 대회부터 3연패)에서 공식 은퇴식을 치르기로 했다. 5일 2라운드 종료 후 후배들의 축하를 받으며 정든 필드를 떠난다.

대회 첫 날 공동 6위(1언더파 71타)에 오른 강수연은 “좋은 성적을 안고 국내팬 분들과 다시 인사를 나누게 돼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은퇴는 올해 중반 결심을 내렸다. 돌이켜보니 21년간 프로 생활을 했다. 너무 오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배를 양성하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다. 몇 년간은 어떻게든 시드 유지를 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남고 싶지는 않아 은퇴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속마음을 밝혔다.

강수연은 한국여자골프의 살아있는 역사다.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 각각 96경기와 174경기, 204경기를 뛰며 각각 8승과 3승, 1승을 거뒀다. 2003년 미국으로 건너가 8년간 활약했고, 2011년부터는 일본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강수연은 “처음 은퇴를 생각했을 때는 감정기복이 컸다. 눈물도 흘렸다. 그러나 지금은 속이 시원하다. 이제는 편하게 클럽을 놓을 수 있을 듯하다. 아쉬움도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은퇴 후 계획은 없다. 당분간은 내 인생을 즐기고 싶다. 다만 하루빨리 후배들을 양성하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이번 대회를 마친 뒤 일본으로 건너가 선수 생활을 정리하는 강수연은 현역에 대한 미련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마음은 이미 정해놓았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해도 은퇴 번복은 없습니다.”

여주|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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