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행 스님 “승가 복지-종단 화합 이루겠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입력 2018-09-29 03:00 수정 2018-09-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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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신임 총무원장에 선출
설정 前원장 탄핵가결 43일만에… 선거인단 74% 득표율로 당선
“소통과 화합위 설치해 의견 경청”


대한불교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에 당선된 원행 스님.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서 원행(圓行·65) 스님이 선출됐다.

조계종은 28일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선거인단 318명 중 315명이 투표에 참여해 원행 스님이 235표를 얻어 당선됐다고 밝혔다. 이는 선거인단 기준 약 74%의 득표율이다. 26일 동반 사퇴한 혜총 정우 일면 스님을 찍거나 기표하지 않은 무효표가 80표였다. 총무원장 임기는 4년으로 전국 3000여 개 사찰 주지 임면과 종단 및 사찰에 속한 재산 처분에 대한 승인권 등을 갖는다.

원행 스님은 총무원장을 두 차례 지낸 월주 스님의 상좌(제자)로 중앙종회와 교구 본사에 지지세가 두꺼워 선거 전부터 유력 후보로 꼽혀 왔다. 1973년 법주사에서 혜정 스님을 계사(戒師)로 사미계, 1985년 범어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받았다. 해인사 승가대와 중앙승가대를 졸업했고 종단 국회 격인 중앙종회 제11∼13대, 16대 의원을 비롯해 중앙승가대 총장, 금산사 주지, 본사주지협의회장, 중앙종회 의장 등을 지냈다. 이날 오후 3시경 당선증을 받은 원행 스님은 조계사 대웅전에서 삼배를 올린 뒤 기자회견을 가졌다. 원행 스님은 “종단이 변화하는 사회 현실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불교의 사회적 위상이 약화됐다”며 승가 복지와 종단 화합, 사회적 책임을 세 가지 과제로 꼽았다.

원행 스님은 또 “‘소통과 화합 위원회’를 설치해 어떤 의견이든 열린 자세로 듣겠다”며 “전국비구니회를 종법 기구화해 비구니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중 설정 전 원장의 퇴진을 초래한 출가자의 계율 파괴와 향후 직선제 실시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원행 스님은 “출가자와 재가자 등 사부대중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 방향을 정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선거는 은처자(숨겨 놓은 아내와 자녀) 의혹으로 사퇴 압력을 받아온 설정 스님에 대한 종단 초유의 총무원장 탄핵으로 치러지게 됐다. 신임 총무원장 선출은 8월 16일 중앙종회의 불신임안 가결 이후 43일 만이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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