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보다 술…홍콩의 밤을 더 특별하게 즐기는 방법

뉴스1

입력 2018-09-23 08:01 수정 2018-09-2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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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가 돼서 떠난 홍콩여행 ③ 술 문화

여행에 있어 술은 밤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특히 홍콩이 그렇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여행자와 금융권 직장인들이 한데 모이는 란콰이퐁 거리나 야경이 아름다운 루프톱 바, 세계적인 규모로 열리는 와인 페스티벌까지 호사스러운 추억을 만들 수 있다.

게다가 40대 남성들의 감성을 자극할 만한 현지식 포장마차까지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밤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술집들이 있다.



◇백종원이 극찬한 홍콩식 포장마차


도시에 밤이 찾아온다. 황혼마저 사라지고 어둠이 내리면 거리의 분위기도 완전히 변한다. 삼수이포의 다이파이동 오이만상은 그제야 손님들이 앉을 테이블과 의자를 꺼낸다. 다이파이동은 노천식당을 일컫는 광둥어다. 홍콩의 다이파이동은 저녁 무렵 상점들의 셔터가 닫히면 그 앞에 좌석을 펼쳐놓고 요리를 낸다.

1956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오이만상(Oi Man Sang)은 홍콩 5대 다이파이동으로 꼽히는 곳으로,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서 백종원 셰프가 맥주와 음식을 즐겼던 식당이기도 하다.

요리도 맛있지만, 백종원 셰프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국적인 분위기에 취한다. 시끄러운 광둥어 사이에서 시원한 저녁 바람을 맞으며 마시는 맥주의 맛은 잊기 힘들다. 백종원 셰프의 선택을 따라 마늘 플레이크를 듬뿍 넣은 게볶음과 쇠고기 간장 볶음을 주문해보자. 60홍콩달러(약 8000원) 정도면 다양한 메뉴를 실컷 즐길 수 있다.


◇사천 후추로 만든 수제 맥주?

몽콕 번화가에서 살짝 벗어난 한적한 골목, 홍콩 크래프트 비어(수제 맥주)의 천국이 애주가의 발길을 기다린다. TAP 더 에일 프로젝트(TAP The Ale Project)는 에일 애호가부터 젊은 힙스터, 동네 주민이 유쾌하게 어울리는 펍이다. 반바지를 입거나 슬리퍼를 신고 가도 상관없을 정도로 편안한 분위기도 즐겁다.

그러나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홍콩산 수제 맥주의 풍미다. 사천 후추를 사용한 흑맥주부터 오미자로 맛을 낸 에일까지, 홍콩 크래프트 비어의 상상력은 그저 놀랍기만 하다. 하나만 고르기 아쉽다면 3종의 맥주를 함께 맛볼 수 있는 맥주 플래터를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아시아 각국의 전통 요리에서 영감을 얻은 샌드위치들이 기막히게 맛있으며, 거위 알 노른자를 올린 감자 튀김 또한 별미다.

◇최고 바텐더의 놀라운 아이디어를 마시다

룸 309(Room 309)는 세련된 부티크 호텔 더 포팅어의 ‘존재하지 않는 바’다. 포팅어 호텔은 한 층에 오직 여섯 개의 객실만 운영하기 때문에 309호라는 방 번호 존재할 수 없다. 그 이름처럼 룸 309는 호텔 복도의 정체 모를 철문 안에 숨어 있다.

호텔의 또 다른 바 엔보이(Envoy)에서 카드키를 받은 후 룸309의 문을 연다. 바깥에서는 좀처럼 상상할 수 없었던 어둡고 화려한 바가 갑자기 등장한다. 길쭉한 실내를 따라 늘어선 바 좌석에 앉으면, 이곳의 독특한 콘셉트만큼 특별한 칵테일들을 맛볼 수 있다.

이곳의 대표 칵테일은 모두 투명한 색이다. 진토닉처럼 원래 투명한 칵테일이라면 별다를 게 없겠지만, 불투명한 피나콜라다나 어두운 갈색의 ‘올드 패션드’ 등 원래 색이 짙은 칵테일들만 골라 투명하게 완성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다.

비결은 바나나, 피넛버터, 요구르트 등의 부재료를 원주와 함께 증류해 풍미를 불어넣는 것. 바의 이름부터 칵테일의 제조법까지 홍콩 최고의 바텐더로 군림하고 있는 안토니오 라이의 작품이다.

◇홍콩에선 해장을 어떻게 하지

홍콩의 밤문화를 상징하는 란콰이퐁의 길목, 24시간 영업하는 차찬탱이 한 곳 있다. 차찬탱은 차와 간단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식당을 뜻하는데, 홍콩식 분식집이라고 할 수 있다.

웰링턴 스트리트의 취화 레스토랑(Tsui Wah Restaurant)은 파티를 즐기거나 술을 마신 후 허기를 해결하고 가려는 사람들로 늦은 시각까지 붐빈다. 완탕면, 참깨 소스를 뿌린 토마토 샐러드, 간단한 파스타, 피시볼 수프, 다양한 토핑을 올린 국수, 햄과 치즈를 끼운 토스트까지 취화의 메뉴는 무척 다양하다.

내가 원하는 메뉴로 해장한 후 호텔에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센트럴 근처에서 ‘술집 투어’를 마친다면, 취화에서 야식을 즐겨보는 것을 잊지 말자.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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