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갈 때 이건 꼭 먹어야” 놓치면 섭섭한 ‘휴게소 맛집’
강성휘기자
입력 2018-09-21 11:34 수정 2018-09-21 21:08
그래서 준비했다. 고속도로 휴게소 맛집 리스트를. 여기 한 번, 저기 한 번 들르며 이런 저런 음식을 먹다보면 어느새 고향집 문턱에 도착해있을 것이다. 다만 고향의 어머니가 준비해 둔 음식도 먹어야 하니 휴게소 맛집 음식을 과다섭취하지 않도록 미리 주의하자. 물론, 명절 다이어트는 일찌감치 포기해야 한다.
● ‘맛집하이웨이’ 경부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시작점에 있는 서울 만남의 광장에서는 ‘말죽거리 소고기국밥’을 맛봐야 한다. 방송인 이영자 씨가 한 프로그램에서 “먼 길 갈 때는 꼭 이걸 먹어야 한다”고 했을 정도다. 이틀 동안 우려낸 육수가 건더기와 잘 어우러진다. 포장도 가능하다.
이 국밥을 맛보지 못하고 출발했더라도 안성휴게소가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 이 곳 대표 메뉴는 ‘곤지암 소머리국밥’. 한우를 하루 동안 우려내 끓인다. 근래 입소문을 타고 있는 ‘소떡소떡’도 후식으로 그만이다. 소시지와 떡을 꼬치로 꽂아 파는 별미로 학창시절 군것질 별미를 떠올리게 한다.
얼큰한 국밥을 맛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망향휴게소까지 참아보자. 이곳에서 파는 ‘명품닭개장’을 먹으면 공복으로 보낸 긴 시간을 보상받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죽암휴게소에서 파는 ‘죽암왕갈비탕’은 메뉴 이름을 휴게소명을 따서 만들었을 정도로 자신 있게 내놓은 음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휴게소 음식이 맞나 싶을 정도로 고기가 많다”는 호평이 많다.
국밥이 싫은 사람에게는 금강휴게소에서 파는 ‘도리뱅뱅정식’이나 칠곡휴게소에 있는 ‘애플수제등심돈가스’를 추천한다. ‘휴게소 계의 세종대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 많은 금강휴게소. 그 중에서도 대표 메뉴인 도리뱅뱅정식은 금강에서 잡은 민물고기에 고추장 양념을 발라 구워 먹는 별미다. 칠곡휴게소의 애플수제등심돈가스는 바삭한 수제 돈가스와 사과향 소스를 함께 곁들여 준다.
● 특산품 활용한 보양식으로 명절증후군 타파
서해안고속도로 서산휴게소에서는 ‘어리굴젓 백반’을 판다. 쌀밥에 어리굴젓을 올린 뒤 김에 싸먹으면 운전하느라 쌓인 피로가 눈 깜짝할 사이 사라진다. 접시 속 어리굴젓도 혀 몇 번 놀렸는데 사라지듯 말이다. 고창고인돌휴게소에서는 ‘풍천장어덮밥’을 주문해보자. 고창 명물인 풍천장어에 각종 버섯을 곁들여 준다. 운전하느라 빠진 원기를 회복시켜줄 것이다.
말 나온 김에, 고속도로 원기 회복 음식을 조금 더 알아보자. 남해고속도로 끝자락 보성녹차휴게소에는 ‘꼬막비빔밥’이 있다. 아삭한 야채와 쫄깃한 꼬막살을 새콤한 양념장에 비벼 먹는 음식이다. 참기름의 고소함은 덤이다. 꼬막은 타우린이 풍부해 피로회복에 좋으니 장시간 운전을 한 사람이라면 챙겨먹자.
평택제천고속도로 제천방향에 있는 천등산휴게소에서는 보양음식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산삼 품은 삼계탕’을 선보이고 있다. 100년산 산삼과 DNA가 98% 일치한다는 산삼 배양근을 넣어 맛과 영양을 모두 보장한다. 전문가 컨설팅을 받은 전략 메뉴로 출시 한 달 만에 1000그릇 넘게 팔렸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지역 특산품을 이용한 별미도 많다. 영동고속도로에서는 횡성휴게소의 ‘한우떡더덕 스테이크’가 유명하다. 횡성 한우로 요리한 스테이크에 매콤한 더덕무침을 먹으면 궁합이 찹쌀떡이다. 가격은 1만5000원으로 다소 비싸지만 값어치를 한다는 평이 많다.
동해고속도로의 강릉휴게소는 강릉의 명물인 두부와 황태를 모두 맛볼 수 있는 ‘초당 두부 황태 해장국’을 판다. 여기서 파는 ‘알감자’도 별미다. “감자에서 꿀맛이 난다”고들 하니 잊지 말고 챙겨 먹어보자.
중앙고속도로 안동휴게소에는 ‘간고등어 정식’을 판다. ‘안동’하면 ‘간고등어’, ‘간고등어’하면 ‘안동’이니 믿고 먹어보자. 중부고속도로 영산휴게소(창녕군 영산면)에서는 창녕 특산품인 양파를 곁들인 ‘창녕 양파 제육덮밥’을 먹어볼 수 있다. 순천완주고속도로 광양방향에 있는 오수휴게소에서는 인접한 임실에서 생산한 치즈로 철판 비빔밥을 만들어 판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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