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나고 구토하면 급성 A형간염 의심해보세요”

차준호 기자

입력 2018-09-20 03:00 수정 2018-09-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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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병원 ‘메디스토리’]

인하대병원 유정환 소화기내과 교수가 급성 A형 간염으로 인하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박모 씨와 몸상태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회사원 박모 씨(35·여)는 한 달 전 으슬으슬 춥고, 감기 몸살과 같은 증상이 며칠 동안 계속됐다. 고통은 계속됐고 참다못해 동네 병원에서 채혈검사를 했는데 간 수치가 이미 정상 범위를 크게 넘어선 상태였다. 박 씨는 119구급차를 이용해 인하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긴급 이송됐다. 인하대병원 유정환 소화기내과 교수는 박 씨가 급성 A형 간염에 감염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증상을 완화해주는 대증요법을 활용해 박 씨를 치료했다.

유 교수는 1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급성 A형 간염이 감기 같은 증상으로 다가오지만 때로는 위험할 수 있는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A형 간염은 말 그대로 A형 간염 바이러스가 간을 침범해 염증을 일으키면서 간 조직을 죽게 만들거나 변성을 일으키는 염증성 질환을 말한다.

태어나 특별히 아픈 데도 없었고 건강에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던 박 씨에게 A형 간염은 이처럼 불현듯 찾아왔다.

감기 같은 증상으로 다가오지만 때로는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급성 A형 간염은 오염된 물이나 음식에 의해 감염된다. A형 간염에 걸리게 되면 평균 4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과 전신 피로감, 복통, 구토, 설사, 근육통의 증상과 함께 황달이나 가려움증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유 교수는 “A형 간염의 감염은 보건위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건위생이 좋지 않던 1980년대 이전에는 대부분 어린이들이 A형 간염을 감기처럼 앓고 지나간 경우가 많았다”며 “이후 보건위생이 좋아지면서 젊은층에서 A형 간염에 노출되는 경우가 현저하게 줄었지만 현재 A형 간염의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20, 30대는 20% 이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A형 간염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A형 간염 환자는 2014년 9.6명에서 2016년 13.8명으로 43.9% 증가했다.

A형 간염은 감염력이 높아 집단 감염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가족 등 함께 생활하던 사람이 A형 간염을 진단받을 경우 비슷한 증상을 보이면 병원을 찾아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A형 간염 환자는 보통 1개월 안에 회복된다. A형 간염의 치료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요법이 주된 치료 방법이다. 휴식을 취하고 영양이 풍부한 고단백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간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준다.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식사 전이나 음식을 조리하기 전, 외출 후에는 손을 깨끗하게 씻고 상한 음식을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열에도 강하다. 다른 바이러스는 75도 정도로 가열해도 죽는데 이 바이러스는 85도 이상으로 가열해야 한다.

유 교수는 “발열과 전신 피로감, 구토, 근육통의 증상과 소변이 진해지는 증상이 있을 경우 급성 A형 간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며 “A형 간염이 걱정되거나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국가로의 여행을 계획한다면 예방백신을 미리 맞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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