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팩토리 4.0으로 중소기업 지원-청년 일자리 창출”

황재성기자

입력 2018-09-20 03:00 수정 2018-10-2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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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기업의 사회공헌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은 지속가능한 성장모델을 구축한 뒤 일자리 창출과 역량을 갖춘 산업인재 양성에 나서는 일이다. 여기에 협력업체와 상생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만든 일도 빼놓을 수 없다.

대한민국 1등 기업을 넘어 글로벌 1등을 넘보고 있는 삼성그룹은 이런 점들을 놓치지 않고 실천해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공개한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방안’은 삼성그룹의 이 같은 노력을 집대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그룹의 경제활성화와 일자리창출 방안은 회사의 투자 및 고용 수요와 미래 성장전략, 삼성에 대한 사회적 기대 등을 감안하여 크게 △미래 성장기반 구축 △혁신역량 및 노하우 공유 △협력 확대의 3가지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계획은 관계사 이사회 보고를 거친 것으로, 진정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실행해 삼성과 중소기업, 청년이 윈윈(Win-win)할 수 있고, 국가경제의 지속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실천 가능성과 사회 공헌도에 많은 신경을 썼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래를 위한 성장기반 구축

삼성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과감한 투자가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앞으로 3년간 투자 규모를 총 180조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국내에 총 130조 원(연평균 43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반도체는 현재 PC와 스마트폰에 이어 미래에는 인공지능(AI), 5G, 데이터센터, 전장부품 등에서 신규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경기 평택 등 국내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디스플레이는 글로벌 경쟁사의 대량 물량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차별화 제품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AI, 5G, 바이오사업 등에도 약 25조 원을 투자해 미래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국내 혁신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기로 했다.

삼성은 또 앞으로 3년간 4만 명을 직접 채용해 직접적인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실제 채용계획상 3년간 고용 규모는 2만∼2만5000명 수준. 여기에 최대 2만 명을 추가로 고용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삼성은 국내 130조 원 투자에 따른 고용 유발 효과가 △반도체·디스플레이 투자에 따른 고용 유발 40만 명 △생산에 따른 고용 유발 30만 명 등 약 70만 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AI는 반도체, 정보기술(IT) 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자 4차 산업혁명의 기본 기술인 만큼, 연구역량을 대폭 강화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리더십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 AI센터를 허브로 글로벌 연구 거점에 1000명의 인재를 끌어 모은다는 방침도 세웠다.

삼성그룹은 바이오시밀러(제약)와 의약품 위탁생산(CMO)사업 등에도 집중 투자해 바이오 분야를 ‘제2의 반도체’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바이오 사업은 오랜 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바이오시밀러 제품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6, 7년 간 약 2000억 원의 개발비가 필요할 정도로 장기 투자가 불가피한 분야다.

이미 적잖은 성과도 내고 있다. 2010년 삼성의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바이오산업을 선정한 뒤 이듬해인 2010년 삼성서울병원 지하 실험실에서 12명으로 바이오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11년 4월 인천 송도 매립지 위에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2012년 2월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 그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CMO 시장에서 세계 3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회사 설립 이후 짧은 기간에 바이오시밀러 제품 3종을 선보일 정도로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현재 직원 수도 28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몸집도 키웠다.

삼성그룹은 미래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2013년부터 물리, 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 연구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될 AI, 5G, IoT, 바이오 등 미래성장 분야에 지원을 집중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미래기술육성사업에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총 1조5000억 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집행해오고 있다. 올해 7월 말 현재 집행금액은 5400억 원에 달한다.


혁신 역량과 노하우를 공유하다

삼성그룹은 첨단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과 스타트업 지원 경험을 적극 활용해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능력 있는 산업인력 육성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선 청년 소프트웨어 교육 1만 명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와 함께 청년들에게 양질의 소프트웨어 교육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청년들의 취업 기회 확대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5년간 청년 취업 준비생 1만 명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서울을 포함한 전국 4, 5곳에 교육장을 마련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첫해에는 1000명 수준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교육 기간 중 교육생들에게는 매월 일정액의 교육지원비도 지급할 예정이다. 성적 우수자들에게는 삼성 관계사의 해외 연구소 실습 기회를 부여하고 일부는 직접 채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내외 기업 취업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스타트업 지원에도 적극 나선다. 향후 5년간 500개 스타트업 과제를 지원함으로써 청년 창업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복안이다. 우선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Lab(Creative-Lab) 인사이드’를 확대해 200개 과제의 사업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C-Lab 제도는 삼성이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해 2012년 도입한 것으로, 창업·분사 이후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5년 이내에 복직이 가능해 삼성 내부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공 사례도 적잖다. 목걸이형 360도 촬영 카메라제조업체인 링크플로우는 2016년 10월 분사한 곳. 이듬해인 2017년 일본 글로벌얼라이언스와 3000대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초엔 CES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 해외 기업에서 대규모 유치에 성공해 화제가 됐다. 소형 메모지 출력용 프린터업체 ‘망고슬래브(분사시기·2016년 5월)’도 이듬해인 2017년 CES PC 액세서리 부문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설립 1년 만에 매출 80억 원(2017년)을 달성하는 성과도 올렸다. 센서기술을 이용한 베이비 모니터 제조업체인 ‘모닛(2017년 3월)’도 1년이 조금 지난 올해 6월에 ‘스마트 베이비 모니터’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12억 원 규모의 벤처캐피털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요양병원 등 미국 실버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삼성은 앞으로 국내 스타트업 활성화와 창업 지원을 위해 C-Lab을 사내에 국한하지 않고 외부에 개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사외 벤처 지원 프로그램 ‘C-Lab 아웃사이드’를 운영할 계획이다. 삼성은 C-Lab 아웃사이드를 통해 향후 5년간 300개 스타트업 과제를 지원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삼성은 산학협력을 비롯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적극 추진해 국내 혁신 생태계 조성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재 연간 400억 원(반도체 300억 원·디스플레이 100억 원) 수준인 산학협력 규모를 앞으로 1000억 원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협력업체와 상생협력 확대

삼성은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과의 상생 프로그램도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우선 정부와 함께 ‘스마트 팩토리 4.0’ 지원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예정이다. 삼성과 중소벤처기업부는 앞으로 5년간 1100억 원을 조성해 중소기업 2500개사의 스마트 팩토리 전환과 국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를 통해 5년간 약 1만5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자동화·지능화 분야의 IT 기술을 접목해 중소 제조기업 공장운영 전반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공장을 일컫는다. ‘품질·생산성 향상→매출 증대→일자리 창출’의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내는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은 이미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중소기업 1086개사를 대상으로 스마트 팩토리 전환을 지원했다. 그 결과 해당 기업들의 평균 매출은 5.5% 증가하고 일자리는 4600개가 만들어졌다. 스마트 팩토리 지원 대상에는 삼성과 거래가 없는 중소기업도 포함된다. 지방 노후 산업단지에 위치한 기업이나 장애인·여성 고용 기업이 우선 지원대상이다. 대상으로 선정되면 수준에 따라 △환경안전 △제조현장 혁신 △시스템·자동화 △운영 안정화 지원 등과 관련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삼성은 중소·벤처기업들이 성장 기반을 다지고 일자리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신기술 접목과 판로 개척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특허를 개방하고 우수기술 설명회 및 구매 전시회 참여, 온라인 쇼핑몰 입점 등을 지원해줄 방침이다.

삼성은 또 1, 2차 협력사 중심으로 운영해 온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을 3차 협력사까지 확대하기로 하고, 총 7000억 원 규모의 3차 협력사 전용펀드(상생펀드 및 물대지원펀드)를 추가 조성하기로 했다. 협력사의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하는 ‘상생펀드’에 4000억 원 △물대 현금 결제를 위한 ‘물대지원펀드’에 3000억 원이 각각 투자될 예정이다. 협력사들은 상생펀드를 통해 최대 90억 원 한도 내에서 저리로 자금을 대출받아 시설투자, R&D,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물대지원펀드는 무이자로 대출받아 활용이 가능하다.

삼성은 이미 2010년부터 2조3000억 원 규모의 협력사 지원 펀드를 조성 운영해 왔다. 이번에 3차 협력사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함으로써 협력사 지원 펀드는 총 3조 원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은 또 2010년부터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운영해온 ‘우수 협력사 인센티브’ 대상에 2차 협력사를 포함하고, 인센티브 규모도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2배로 늘리기로 했다. 삼성은 협력사의 최저임금제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1월부터 이미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해 지급하고 있다. 2018∼2020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납품단가 인상분은 약 6000억 원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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