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740kg 바퀴서 곡예… 1mm 오차도 없어야죠”

박선희 기자

입력 2018-09-18 03:00 수정 2018-09-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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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 기술감독 크리스티나 헨리

‘쿠자’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휠 오브 데스’. 아티스트들이 직접 거대한 바퀴 두 개를 굴리며 눈을 뗄 수 없는 고난도 곡예를 선보인다. 태양의 서커스 제공
‘태양의 서커스’가 3년 만에 시리즈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쿠자’로 다음 달 한국을 찾아온다. 1984년 창립된 ‘태양의 서커스’는 곡예에 연극적 요소와 라이브 밴드 연주, 세련된 안무와 의상을 결합시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공연. 국내에서도 2007년 첫선을 보인 이후 5차례 무대에 올랐다.

사양산업으로 여겨졌던 서커스의 낡은 느낌을 없애기 위해 제작진은 최첨단 기술과 현란한 무대장치를 적극 활용해 왔다. 이번에 국내에 첫선을 보이는 ‘쿠자’는 특히 정교한 곡예 능력을 구현하기 위해 최고의 기술력과 장비를 동원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고난도 곡예를 위한 기술을 전담하고 있는 크리스티나 헨리 기술감독(38)을 서면 인터뷰했다.

헨리 감독은 10년간 ‘코르테오’ ‘루시아’ 등 ‘태양의 서커스’의 다양한 작품을 두루 거쳤다. 그는 ‘쿠자’에 대해 “기존 공연에서 볼 수 없는 고난도 기술을 특별히 더 많이 적용했다”며 “‘태양의 서커스’ 중 가장 크고 화려한 무대가 필요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것으로 ‘더블 하이 와이어’와 ‘휠 오브 데스’를 꼽았다.

‘더블 하이 와이어’는 7.6m 상공에서 4명의 곡예사가 4.5m에 달하는 두 개의 줄을 타는 곡예다. 줄 위에서 뛰거나 자전거를 타는 동작을 소화한다. 그는 “아티스트들의 안전이 보장되면서도 공연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줄을 팽팽하게 당기는 게 중요한데 이를 위해 3t짜리 모터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태양의 서커스’에 10년째 참여하고 있는 크리스티나 헨리 기술감독. 그는 아티스트의 안전을 보장하고 곡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휠 오브 데스’는 공연의 압권으로 꼽힌다. 무게 740kg에 달하는 거대한 바퀴 두 개 안에 아티스트들이 들어가서 뛰거나 달리고 역주행하며 용감무쌍한 곡예를 선보인다. 그는 “지붕에 설치된 모터와 무대의 당김줄을 이용해 균형을 유지하는데 만약 1mm라도 차이가 나면 공연을 할 수 없다”며 “극도의 정교함이 요구되는 작업”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곡예사들이 끈에 의지해 공중에서 날거나 의자 7개로 만든 탑 위에서 균형을 잡는 아슬아슬한 묘기들을 펼친다.

이런 기술들은 섬세하게 고안된 설비로만 구현 가능하기 때문에 자체 공연장이 아니면 선보이기 어렵다. 이들이 ‘움직이는 마을’이란 별명이 붙은 자체 공연장 ‘빅탑(빅톱)’을 갖고 세계를 순회하는 이유다. 헨리 감독은 “공연할 도시를 정할 때 우리의 자체 공연장을 수용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극장부터 티켓 창고, 부엌, 사무실, 아티스트 텐트 등 공연을 위한 모든 시설을 직접 가져오기 때문에 관객들에게는 또 다른 볼거리가 된다.

그는 “완벽한 공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디테일을 정확히 수행하는 것”이라며 “그 작은 차이가 우리 공연을 다른 작품과 차별화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티스트들과 2500명의 관객들이 가까이 맞붙어 만들어내는 흥미진진한 분위기는 빅탑 아래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신나는 체험”이라며 “관객들이 마음속에 간직한 동심을 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1월 3일∼12월 3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 7만∼26만 원.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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