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면 안 되는 미국의 공짜 동물원

노트펫

입력 2018-09-07 10:08 수정 2018-09-0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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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십여 년 전만 해도 미국 여행은 가이드가 안내하고 전문 운전기사가 있는 패키지여행을 하는 게 대세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다른 사람들의 간섭 없이 자유여행을 즐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 세인트루이스의 아울렛에 갔다. 그곳에서 한국에서 바로 온 여행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여행 트렌드가 바뀌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단체관광은 여행객이 준비할 것이 없다. 가이드는 코스에 대한 설명은 물론 명소에서의 사진촬영도 대신한다. 뭘 먹을지 고민할 필요도 없다. 식사도 알아서 다 결정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체여행의 이런 편리함은 활동적인 여행객에게는 매력적이지 못하다. 보고 싶은 곳에서 며칠씩 구경하지 못하고, 먹고 싶은 곳에서 식사할 자유도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자 힘으로 자유로움을 찾아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미국 곳곳을 자기 힘만으로 여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힘도 더 들고 비용도 더 들기 마련이다.

개인이 숙박을 해결하려면 단체로 하는 것보다 당연히 비싸다. 또한 그렇게 구한 숙소의 조식은 한국 호텔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 또한 운전을 대신해 주는 사람이 없다보니 렌터카를 하루 10시간 이상 운전할 각오도 해야 한다. 허리와 어깨가 상당히 아플 수도 있다.

식사를 해결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문제다. 식당과 메뉴를 선정하는 어려움 외에도 현실적으로 가장 큰 문제점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가장 큰 차이는 팁 문화다.

미국의 패스트푸드점이 아닌 일반 식당의 경우, 15% 내외의 팁을 내야한다. 고급 식당은 더 높은 비율의 팁을 내야 한다. 팁 이외에 세금은 별도다. 따라서 4인 가족이 식사하면 5인의 식사비용을 지불하는 게 거의 관행이라고 볼 수 있다.

팁이 필요한 이유는 미국 식당 종업원의 경우, 팁으로 생활하기 때문이다. 단체여행의 경우, 한 끼 기준으로 1인당 1달러만 부담하면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값비싼 지출이 아닐 수 없다.

식사를 하면 구경을 해야 한다. 유명한 박물관, 갤러리, 동물원, 식물원, 타워 같은 곳은 대부분 유료다. 한국은 그런 곳의 입장료가 별로 비싸지 않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 비싸다. 물론 그런 곳에서도 주차비와 세금도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점을 고려해도 자유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그런 분 중에서 동물까지 좋아한다면 주차비만 부담하면 되는 공짜동물원이나 자연사 박물관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작년 12월 방문한 미국 모 동물원의 입장료는 어린이(만3~12세)는 16.95달러, 어른(만13~59세) 22.95달러였다.

만약 어른 2명, 아이 2명의 4인 가족이 그 동물원에 입장하려 한다면 세금을 제외하고 입장료만 8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또한 대부분의 동물원은 세금이 10% 내외이므로 입장에 드는 비용만 90달러(한화 10만원)에 이른다. 다행이 그곳의 주차료는 무료였다.

만약 이를 4인 가족이 하루에 동물원, 자연사 박물관 등을 2~3곳 방문한다면 입장료만 20~30만 원에 이를 것이다. 참고로 자연사 박물관은 동물원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시카고는 멋있는 건축물이 많아서 건축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반드시 가야 한다고 알려진 곳이다. 시내 중심에 있는 링컨 파크(Lincoln Park)는 뉴욕의 센트럴 파크에 비교될 만큼 멋있는 공원이다.

그런데 그곳에는 링컨 파크 동물원(Lincoln Park Zoo)이라는 공짜 동물원이 있다. 놓치면 안 되는 관람 포인트다. 공짜 동물원이라고 해서 질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른 유료 동물원에 비해 전혀 처지지 않는다.

링컨 파크 동물원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면 유리창 밖의 큰 우리에서 사람을 구경하는 원숭이들을 볼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식당을 이용하는 게 식비를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미국 중부에 있는 세인트루이스는 한때 서부개척의 시작점이었다. 그곳에도 멋진 공짜 동물원이 있다. 세인트루이스 동물원(Saint Louis Zoo)은 36ha에 달하는 부지에 보기 어려운 북극곰을 포함한 다양한 동물들이 있다.

하지만 그 동네 아이들은 북극곰보다는 열대어들과 함께 사는 하마가 좋다고 한다. 어른 입장에서는 그 동심은 이해하기 어렵다.

공짜 동물원은 미국에서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은 유료다. 따라서 여행 코스를 정할 때 근처 무료 동물원이나 박물관, 미술관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경비를 절감하는 길이 될 수 있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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