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일자리 키워드는 ‘재생과 혁신’

권기범 기자

입력 2018-08-31 03:00 수정 2018-08-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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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마을 중심 서민경제 복원… 구조개선 통해 일자리 확대
보육교사 7445명 추가 확보… 도시재생 등 통해 135만명 고용


서울시가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선 7기 제1차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발표한 일자리 정책의 핵심은 ‘재생과 혁신’이다. 대형 사업 등을 통해 일시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기보다는 구조적인 문제를 바로잡아가면서 동시에 고용 창출도 이뤄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골목과 마을을 중심으로 서민 경제를 복원하려는 서울시는 일자리 문제를 ‘생계를 넘어 모든 인간의 존엄이 걸린 문제’로 규정하고 있다.

서울시는 먼저 보육 공백을 메우는 복지 정책을 통해 일자리까지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워킹맘’의 경력 단절을 막고, 돌봄 서비스에 종사하는 이들의 수를 늘리는 ‘이중 효과’를 거두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 주도로 저소득층에 주로 지원된 산후조리 도우미를 모든 출산 가정에 파견하겠다는 계획하에 5130명을 추가로 고용하고, 보육교사 7445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수요에 비해 인원이 적다는 지적을 받았던 온마을 아이돌보미도 2022년까지 1만 명을 확보하기로 했다. 사회복지시설 근무체계를 3교대로 개편해 2889명을 추가로 고용한다.

도시재생과 혁신성장 사업 등을 통해 일자리 135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삼성 국제교류복합지구, 동대문 패션허브, 창동 아레나 등 9개 사업을 예로 들며 연구개발(R&D)과 문화 콘텐츠 등 도심 산업을 키워 일자리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특히 이 과정에서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협력을 강화해 각종 산업을 연계시키는 방안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홍릉 서울바이오허브’를 예로 들며 이 같은 가능성을 설명했다. 홍릉 서울바이오허브가 오송이나 제천 등 의료 바이오 시설과 협력하는 방안이다. 지역 경제와 R&D 위주의 서울바이오허브가 결합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 홍릉 서울바이오허브는 서울 동대문구 홍릉 일대에 지난해 10월 말 개관한 시설로 산업지원, 연구실험, 청년창업공간 등으로 구축됐다. 박 시장은 “1970년대에는 중앙정부가 집중함으로써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고 경제도 발전했지만, 지금은 지방정부 역량이 커졌기 때문에 권한과 재원을 지방정부에 넘겨주면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이 최근 앞세우는 ‘제로페이’ ‘서울형 유급병가제도’ 등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도 재차 강조했다. ‘일자리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청년 구직자를 교육해 정규직 채용으로 연결시키는 ‘청년 뉴딜 일자리’ 계획이 대표적이다. 청년 뉴딜 일자리는 청년 구직난과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동시에 해결하는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 방안으로 꼽힌다.

이날 청와대에 보고한 일자리 정책은 평소 박 시장의 시정 운영 철학을 반영한 것이 많다. 그러나 지난해나 올해 나왔던 내용을 반복한 것이 많아 신선도는 조금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민간 창업과 관련한 지표도 좋은 편은 아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창업한 법인 수는 2520개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줄었다. 법인 창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각각 22.3%, 20.5% 감소했다. 법인 창업에 따른 일자리 증가도 1만1724명에 그쳐 지난해 7월 증가분보다 9.1% 줄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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