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후인·구로카와·이부스키·우레시노…규슈 4대 개성파 온천마을

동아닷컴 박지수 기자

입력 2018-08-29 10:21 수정 2018-08-2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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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에는 유후인을 시작으로, 온천순례에 제격인 구로카와온천, 모래로 온천을 즐기는 이부스키, 숨겨둔 성지 우레시노까지 개성강한 4색 온천이 이어진다.


○ 예술감성 가득, 오이타현 ‘유후인’
유후다케 연봉을 조망하는 유후인의 노천탕(사진제공=규슈관광추진기구)

규슈온천 벳부를 지나쳐 그 아래 작은 온천마을인 유후인은 예술과 온천의 거리로 칭해지며 연인들의 최고의 데이트장소로 사랑받는 온천마을이다.

유후인은 유후다케로 대표되는 수려한 자연풍광과 아기자기한 숍과 공방들이 늘어서고, 미술관과 예술적 감각이 넘치는 거리풍경이 시선을 자극하는 유서 깊은 온천명소다. 크고 작은 고급료칸들이 늘어서고 유후다케 산악을 조망하는 노천탕도 있다.

특히 특유후인역에서부터 긴린코호수까지 1.5km 남짓한 거리에 유후인 미술관을 시작으로 일본 전통공방, 아기자기한 악세서리점, 베이커리 카페 등이 자리한다. 거리 곳곳의 인력거꾼들은 잰 걸음으로 유후인의 숨겨진 명소로 안내해 준다. 일본어가 통하지 않아도 가능하다.

거리 끝에 자리한 긴린코호수는 호수 위로 뛰어오르는 물고기의 비늘이 석양의 빛을 받아 금빛으로 보인다고 해서 긴린코라는 이름이 붙었다. 호수 아래로 뜨거운 온천수가 용출되고 있어 늦가을부터 겨울에 걸쳐 아침이면 물안개가 핀다.

유후인의 새로운 명소도 생겼다. 소설 ‘인간실격’으로 알려진 일본 근대문학 거장 다자이 오사무 하숙집 건물이었던 헤키운소우(碧雲荘)를 도쿄에서 그대로 이축한 ‘유후인 문학의 숲’이 문을 열었다. 다자이 오사무가 집필을 했던 방을 그대로 재현했다.


○ 온천순례 명소, 구마모토현 ‘구로카와’
그림같은 풍치의 구로카와 온천(사진제공=규슈관광추진기구)

구마모토현의 북쪽 아소산과 유후인이 위치한 오이타현이 만나는 경계에 자리한 구로카와온천은 한국여행자들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일본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에도시대부터 이어져온 유서 깊은 온천이지만 깊은 산속에 자리해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탓에 옛 온천의 모습과 자연이 간직돼 있다.

구로카와온천의 가장 큰 특징은 온천마을 전체가 마치 하나의 온천리조트처럼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20여 채의 온천료칸이 강줄기를 따라 각기 자리하고 있지만 온천료칸건물은 검은색으로 통일됐다.

옛 모습그대로 작은 골목길을 따라 크고 작은 온천들이 자리한다. 구로카와온천은 다양한 스타일의 온천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구로카와에선 숙박하는 온천료칸 뿐만 아니라 온천마을 내에 자리한 모든 온천료칸의 온천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용방법도 간단하다. 1300엔의 입욕패(入湯手形)를 구입하면 구로카와 온천마을 내 3개소의 온천을 골라 자유롭게 입욕할 수 있다.


○ 이색 모래온천, 가고시마현 ‘이부스키’
이색온천인 이부스키 모래온천(사진제공=규슈관광추진기구)

남쪽으로 향하면 규슈 최남단 가고시마에 이부스키온천이 자리한다. 평범한 온천이겠거니 생각하지만 온천의 역할을 하는 것은 온천수가 아닌 모래다.

모래찜질온천은 온천탕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온천수와 온천열이 솟아나는 바닷가에 누운 채 그 위로 모래를 덮어 온천효과를 얻는 이부스키만은 독특한 온천방식이다. 입욕방법도 간단하다. 유카타(浴衣-목욕할 때 입는 일본 전통의복)나 수영복을 입고 모래사장에 누워 뜨거운 모래를 덮고 10분에서 15분 정도 땀을 흘려주면 된다.

모래를 통한 증기욕 개념이다. 훈증효과 덕택에 피부 깊숙이까지 온천성분이 흡수된다. 모래찜질온천은 이부스키 내에서도 스리가하마 해안과 야마가쵸의 후시마 해안에서 즐길 수 있고, 주변으로 유수 온천료칸도 가득하다.


○ 규슈 제일 미인탕, 사가현 ‘우레시노’
우레시노 특산 녹차를 더한 녹차탕(사진제공=규슈관광추진기구)

숨어 있는 고즈넉한 명탕을 찾고 싶은 이들이라면 후쿠오카와 이웃한 사가현의 우레시노가 제격이다. 역사는 1200여 년 전인 멀리 8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 이곳을 찾은 학이 상처를 입었으나 이곳에 샘솟는 온천물에 몸을 담그니 상처가 깨끗이 나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데, 상처를 치유한 학이 ‘우레시이(기쁘다)’라고 해 지금의 지명이 되었다.

우레시노온천의 중조천(重曹泉) 수질은 온천수 내에 고형 성분이 다량 함유된 탓에 마치 묽은 젤처럼 미끈하다.

강을 따라서 온천호텔인 와타야벳소를 비롯해 녹차탕 와라쿠엔, 다카사고에 이르기까지 30여 료칸이 자리한다.

우레시노온천은 입으로도 즐길 수 있다. 우레시노는 일본에서도 몇 되지 않는 음용 가능한 온천수다.

규슈 4대 온천지가 자리한 각 도시별로 저비용항공사를 중심으로 다수의 항공편이 취항하고 있다.

동아닷컴 박지수 기자 jis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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