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간 원료의약품 생산… “100년 뒤에도 강소기업이 목표”

김민식 기자

입력 2018-08-10 03:00 수정 2018-08-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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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제약㈜

삼남제약㈜은 창업주이자 한국 제약산업과 국민 건강 증진에 혁혁한 공로를 세운 원로 고 김순기 회장이 1951년 창업한 회사다. 이후로 67년 동안 한 우물만 파면서 한국 제약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김 회장과 삼남제약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원료 의약품 위장약인 ‘게루삼’과 위, 십이지장 궤양, 위염, 위산과다, 변비 치료약인 ‘마그밀 정’ 등을 탄생시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충남 금산의 향토기업 및 장수기업이면서 제품 개발 및 관리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보건복지부에 ‘원료의약품 생산 1호 업체’로 등록된 업체이기도 하다. 창업주 아들인 김호택 대표는 부친을 떠올리며 “익산과 일본에서 공부하시고 외국 여행을 100회 넘게 다니실 정도로 외국의 문물에 익숙한 분이면서도 ‘고향에서 살아야 한다’는 신념이 강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부친의 뜻을 받들어 생산하는 제품 하나하나에 대한 철저한 품질관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조기술 노하우 및 제품 개발력에 있어 타사와 구별되는 기술을 축적하고 있고 최선을 다해 일하는 직원들이 삼남제약의 강점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작은 중소기업이지만 대기업 버금가는 기술력에 자부심이 크다고 강조했다.

‘마그밀 정’은 위산 과다, 숙변 제거, 근본적인 변비 치료에 쓰이고 있다. 위에 자극을 주지 않는 제산 작용과 장을 부드럽게 하는 완화 작용의 이중효과가 있다. 삼남제약 제공
삼남제약은 현재 80여 가지의 다양한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중 매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마그밀 정’은 제사제이면서 변비증에 사용되 주력 제품이다. 위산 과다, 숙변제거, 근본적인 변비 치료에 쓰이고 있는 마그밀 정은 위에 자극을 주지 않는 제산 작용과 장을 부드럽게 하는 완화 작용의 이중효과가 있다.

특히 가벼운 소염효과로 위산과다와 위염, 소화성궤양 증상을 개선해주는 약제로 인기를 끌면서 위장병 환자와 변비 환자, 다이어트 여성들에게 필수 약제로 자리 잡았다. 약품이지만 마그네슘 성분 이외 약효를 내는 다른 화학약품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아 안전한 약으로 인정받고 있다.

삼남제약 자동포장시스템. 삼남제약 제공
삼남제약은 1992년 제1공장을 준공해 우수의약품제조기준(KGMP)을 획득하여 KGMP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2009년 최신시설을 갖춘 제2공장을 건립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안전한 의약품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소아과 의사이기도 한 김 대표는 “진료 현장에서 익힌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100년, 200년 후에도 삼남기업은 강소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의약분업이 시작될 당시 기존 생산설비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당시 매출 80억 원의 규모였던 삼남제약으로선 매출액 이상의 비용을 들여 투자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컨설팅을 받은 결과는 무리하게 투자해도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부정적이었지만 김 대표는 가족과 지역 주민 등을 생각해 투자를 결정하고 시설투자를 진행했다.

5년 동안 고생 끝에 생산시설 설비를 새로 갖추고 재도약을 시작해 안정기에 접어든 삼남제약의 주력 제품은 마그밀 정과 유사하면서도 좀 더 안정되고 부드러운 마그밀 소프트(마그밀-S)다. 그는 원칙을 강조하는 기업인이기도 하다. 그는 늘 직원들에게 영업할 때 로비하지 말라는 말을 당부하고 있다. 로비해서 매출을 올리는 것보다는 ‘우리는 필요한 약을 잘 만들자’라는 경영방침을 확고히 하고 있다.

한편 그는 제약산업에 드리운 과한 규제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약을 만들고 나서 검사, 포장 후에 또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2번 검사하는 것을 한 번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약은 유통기한이 있는데 두 번의 검사를 진행하는 것은 시간 낭비 등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 삼남제약 김호택 대표 인터뷰

“내실있는 기업, 국민건강에 이바지하는 기업 만들겠다”

한국 제약산업사에서 한 획을 그은 삼남제약은 작지만 내실 있는 기업, 국민건강에 이바지하는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우뚝 선 회사다. 창업주인 부친의 뜻을 이어받아 경영을 이끌고 있는 김호택 대표는 삼남제약이라는 이름에 담긴 자부심을 지금과 같이 이어가는 것이 그의 목표다. 김 대표는 소아과 의사이기도 하다. 그는 1984년 서울 강남 세브란스병원서 인턴 생활을 시작해 소아과 레지던트로 수련 과정을 거친 후 타 병원에서 3년간 소아과장으로 지냈다.

1991년 고향인 금산에서 제약회사를 운영하던 창업주인 부친의 부름을 받아 금산으로 내려간 지 26년의 세월이 흘렀다. 고향인 금산으로 돌아온 김 대표는 “삼남제약은 60여 년 이상 지역과 지역민들과 함께 성장해왔고 향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진료 현장에서 익힌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김 대표는 금산문화원장과 전 국제로타리 3680 지구 총재,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연세소아과병원장, 강남 세브란스병원 후원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나눔을 실천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향토기업으로서의 자부심을 앞으로도 지켜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다음 목표로 수탁과 수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2∼3년 동안 노력했던 결과가 이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어 내년 초에는 수출물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수탁거래 등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김 대표는 “생산량이 늘어날 것을 예상해 공장증축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누군가는 만들어야 할 꼭 필요한 약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대량 생산과 수출에 힘을 쓰겠다는 구상이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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