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1포기 7000원…‘최악의 폭염’에 밥상물가도 껑충↑

세종=김준일기자 , 황성호기자

입력 2018-08-01 18:11 수정 2018-08-0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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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경제]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채소 고기 과일류 등 가계가 매일 소비하는 먹거리 가격인 ‘밥상 물가’가 치솟고 있다. 반면 전체 소비자물가는 10개월 연속 1%대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체감물가와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있지만 작황이 극도로 부진한 만큼 비축 물량을 방출하는 일시적 대응만으로 공급을 충분히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이유다.

통계청이 1일 내놓은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 올라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째 1%대의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7월 채소류 가격은 3.7% 올라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2월 한파로 크게 올랐던 채소 가격이 그동안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달 다시 크게 오른 것이다. 품목별로는 시금치가 50.1% 뛰었고, 열무(42.1%), 배추(39.0%), 상추(24.5%) 등 더위에 약한 채소 가격이 급등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제공하는 가격정보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광장시장에서 팔리는 1950~2000g 배추 한 포기는 1주일 전 소매가가 5000원이었지만 지금은 7000원에 이른다. 상추는 1주일 전만 해도 100g에 600원이었지만 지금은 700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8㎏짜리 양배추는 6월 도매가격이 평균 3389원이었지만 7월에는 7023원으로 갑절 이상으로 뛰었다.

축산물 값도 3.3% 오르며 지난해 5월(3.7%)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돼지고기는 전달에 비해 가격이 7.8% 뛰었다. 2016년 6월(8.0%)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행락객이 많아 수요가 급증한 탓도 있지만 더위에 민감한 돼지가 많이 폐사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계절 과일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수박 도매가격은 8kg 기준 7월 초 1만2524원이었지만 7월 말 기준 2만1384원으로 70.7% 치솟았다. 복숭아와 포도는 4월에 이상저온 현상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최근 폭염으로 피해가 겹치면서 평년 대비 시세가 높아졌다. 포도(캠벨) 도매가격은 5kg 기준으로 2만4000원 선으로 다른 해보다 6%가량 높다. 복숭아(백도)도 4.5kg 기준 1만7300원 선으로 예전에 비해 11% 남짓 높은 가격대에 팔리고 있다.

우유 가격도 심상치 않다. 우유의 원유(原乳) 가격이 1일부터 L당 4원 인상됐다. 원유 가격이 오른 것은 2013년 106원 인상 후 5년 만이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생산비 변동이 4% 미만이면 원유 가격이 조정되지 않는데 올해는 사료값 등 생산비가 올라 인상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유 가격 인상으로 추석을 전후로 우유 가격도 L당 40~50원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 때문에 우유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 국내 젖소 대부분은 홀스타인 품종으로 더위에 약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경기 파주시에서 젖소 120마리를 키우는 홍모 씨(60)는 “평소 여름과 비교해서 10~15% 원유 생산량이 줄었다. 다른 농장들 사정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정부는 폭염에 따른 농축수산물 수급 불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비상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품목별 대응팀도 두기로 했다. 배추는 하루 100~200t 수준의 비축 물량을 집중 방출하고 계약재배 물량 6700t을 활용해 출하를 조절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무도 3500t을 이달 초순에 조기 출하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김정욱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추석 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수급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기자 jikim@donga.com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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