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권평오]인도 시장에 진출한 日기업 5000개… 한국은?

권평오 KOTRA 사장

입력 2018-07-24 03:00 수정 2018-07-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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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평오 KOTRA 사장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싱가포르 국빈 방문 때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세계 경제의 기관차로 부상한 인도와 나라 전체가 최첨단 스마트시티로 바뀌고 있는 싱가포르를 대하고 나니 마음이 다급해진다. 빠르게 변하고 있는 인도에 우리 기업들이 서둘러 진출하도록 지원하는 일이 시급하고도 중요하다.

최근 인도의 성장세가 대단하다.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의 2배가 넘는 7%대의 고성장을 실현하고 있다. 인구는 13억4000만 명으로 2024년쯤 중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한다. 국민 평균 연령이 28세에 불과하고, 생산가능 인구도 현재의 66%에서 2035년에 68.4%로 높아져 머잖아 생산과 소비에서 세계 1위 시장이 될 것이다.

이런 역동성의 중심에 2014년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있다. 이전의 인도는 느릿하게 움직이는 거대한 코끼리에 비유됐다. 그런데 모디 정부는 핵심 경제정책으로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내세우면서 톱니바퀴로 형상화한 사자를 상징물로 삼았다. 그리고 거침없는 개혁을 단행하고 있다. 거침없는 개혁으로 인해 거대한 코끼리에서 ‘달리는 사자’로 변모하는 인도에 대한 시각도 의구심에서 기대감으로 바뀌고 있다.

인도를 변화시킨 또 다른 힘은 ‘디지털 인디아(Digital India)’이다. 이는 3차 산업혁명의 시작 단계에 있는 인도가 4차 산업혁명까지 동시에 추진해 경제성장의 동력을 높이겠다는 국가 전략이다. 미래 잠재력이 큰 인도에 대한 각국의 관심도 뜨겁다. 특히 일본의 진출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일본은 공적개발원조(ODA) 최대 공여국이며, 일본-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출범, 일본기업 전용공단 개발 등을 통해 경협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일본은 2000년대 이후 인도의 외국인직접투자(FDI) 누계에서 3위를 차지했고, 현지 기업 수도 5000개에 이를 만큼 투자 진출이 매우 활발하다.

이에 비해 우리 기업들의 인도 시장 진출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중국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 이후 투자 진출은 베트남 시장에 집중되고 있다. 거리, 문화, 비즈니스 여건 등에서 인도는 베트남에 비해 불편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 미래 잠재력을 고려해 진출을 서두르지 않으면 크게 후회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은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을 확대하는 지렛대가 될 것이다. 이번에 양국은 상호보완적 경제구조를 활용해 교역규모를 2030년까지 현재의 2.5배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스마트시티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늘리고, 양국의 유망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해주며 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 분야에서 서로의 강점을 활용해 나가기로 했다. KOTRA도 이번에 한-인도 비즈니스 파트너십 개최와 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유망 분야 진출과 스타트업의 협력 증진에 앞장서기로 했다.

권평오 KOTRA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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