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산업 이끈 큰 축… “미래車기술개발로 제2도약”

김민식 기자

입력 2018-07-09 03:00 수정 2018-07-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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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팩

한국 자동차 산업을 만든 큰 틀은 1960년대부터 갖춰지기 시작했다. 한국 완성차 업체가 빠르게 위상을 갖출 수 있었던 배경으로 탄탄한 기술력을 통해 제 몫을 다한 부품 협력업체들이 꼽힌다. 이들 협력사와 완성차업체가 지금도 한국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인팩도 자동차 산업 발전의 역사를 함께 시작한 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태동기에 자동차용 케이블의 국산화라는 사명감으로 1969년 신양산업사로 시작해 삼영케불 시기를 거쳐 지금까지 주요 자동차 부품회사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컨트롤 케이블의 국산화… 안주하지 않고 확장

설립 당시 주력 제품은 컨트롤 케이블이었다. 이전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컨트롤 케이블 국산화에 성공한 이후에는 끊임없이 영역을 확장했다. 이를 통해 기업의 규모뿐만 아니라 위상까지도 함께 커졌다. 원활한 파트너십과 자체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한 덕분에 연매출 5000억 원 수준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는 인수합병과 기술제휴 그리고 해외 생산거점 추가 확보 등을 거치면서 생산 역량을 크게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자동차의 성능, 편의, 안정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시스템 제어용 액추에이터는 물론 멀티미디어 시스템(라디오, DMB, 위성라디오, 내비게이션)을 위한 방송 수신과 ITS를 위한 안테나, 자동차의 여러 부품을 연결하여 물리적 혹은 전기적 에너지를 전달하는 케이블, 차량 및 사람에게 위험을 인식시키는 혼(Horn), 특히 최근에는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용 배터리 팩 하우징 등 전장 분야 전방위로 영역을 확장했다.

주력 제품인 ‘컨트롤 케이블’은 차량의 부품들을 연결하며 일정한 물리적 에너지를 전달해 차량의 구동, 유지, 작동을 위한 기능을 수행한다. 경량화된 고효율, 고신뢰성의 제품으로 국내외에서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간단한 버튼만으로 작동하는 주차 브레이크 시스템인 ‘EPB(Electronic Parking Brake)’도 대표 제품이다. 차량 제어 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해 편의성과 안전성을 제공하는 주차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적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엔 다양한 친환경 자동차 부품류를 개발 중이다. 주요 고객사로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마쓰다, 혼다, GM, 크라이슬러, 폴크스바겐, 북경기차, 길리기차 등 굴지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있다. 현대모비스, 보그워너, 브렘보, 바이브라코스틱 등의 부품업체들 또한 고객으로 두고 있다. 한국 완성차 업체들과 거래를 시작한 시점은 현대자동차의 경우 1970년, 기아자동차는 1973년이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역사와 함께 했다는 말이 조금도 과장이 아닌 셈이다.

현대모비스와는 2000년대 들어서 현대모비스가 AS부품 사업을 시작하면서 첫 거래를 시작하였는데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1년 연속 현대모비스 우수협력업체로 선정되는 등 견고한 파트너십 관계를 이어나간 ‘윈윈’ 사례다. 또한 인팩의 대표적인 아이템인 EPB를 현대모비스와 공동개발하면서 기술개발 파트너로까지 관계가 확장됐다.

현재 국내에선 인팩 2개 사업장(천안공장, 충주공장)과 인팩 혼시스템, 인팩 이피엠(EPM·Engineered Plastics and Manufacturing), 인팩 일렉스 등 5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기업의 규모는 더 커진다. 인팩 삼하, 인팩 인디아, 인팩 북미, 인팩 강소, 인팩 비나, 인팩 멕시코, 미시간사무소 등 해외시장의 중심지인 중국, 미국, 인도, 베트남, 멕시코에 생산 및 영업 거점으로 7개사를 두고 있다. 국내 시장만큼이나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활발한 기업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인팩의 경쟁력… 미래를 바라보는 기술력

인팩은 최근 들어 의욕적으로 자동차 친환경, 전자화 추세에 발맞춘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자동차 케이블 전문제조는 물론 액추에이터, 친환경 자동차용 배터리 팩 하우징, 안테나, 혼 등으로 사업영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했다. 이를 위해 첨단 장비 및 생산시설을 갖춘 충주공장을 준공하면서 시설 인프라를 강화했다.

여기에 기술 및 인적역량의 강화에도 집중투자했다. 2015년 경기 수원시에 통합기술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연구설비를 대거 확충하고 전국 각 사업장에 흩어져 있던 연구인력들을 한 곳에 모았다. 연구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를 통해 미래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음성 사업장에는 사출설비투자를 대규모로 진행하는 한편, 사명 또한 인팩케이블에서 인팩이피엠으로 변경하면서 정밀사출 전문회사로 탈바꿈하는 등 차세대 아이템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아가 중국(삼하, 염성), 인도, 북미, 멕시코, 베트남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에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주요 고객사에 적시적기의 부품 납품을 가능하게 하였고 이러한 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었다.

여기에 특히 인팩의 핵심역량으로 1969년 창립 이래 이어져온 엄격한 품질정책이 꼽힌다. 품질이 기본이라는 생각으로 제품 개발에 나서는 한편 고객의 요구와 기대에 충족하는 품질 목표 달성을 위해 사후관리 시스템도 까다롭게 관리, 유지하고 있다.

인팩의 기술에 대한 집념은 남다르다. 인팩(INFAC)이라는 회사명을 뜯어보면 ‘무한한’이라는 뜻의 인피니트(Infinite), ‘정확도’라는 의미의 액큐러시(Accuracy)를 합친 단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품질과 기술력을 우선시하는 경영철학을 보여주고 있다. 인팩 최오길 회장은 “무결점의 품질력은 인팩이 추구해야 할 가치, 자부심으로 여기고 생산, 판매 그리고 업무 방식 전반에서 품질우선주의를 실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팩 최웅선 대표이사
미래차, 친환경차 시장으로 도약 준비 완료

인팩의 역사를 살펴보면 남들보다 한발 앞선 기술력으로 미래를 능동적으로 준비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최근에 이슈로 등장한 미래차, 친환경차 이슈도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인팩은 능동안전, 환경, 편의를 갖춘 미래 스마트 자동차에 부응할 수 있는 자동차 부품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센서기술, 전장 아이템인 액추에이터, 차량 네트워크 시스템, HVI기술, 차량 제어기술 등 현재 갖고 있는 기술력을 확대 또는 신규 개발을 통해 지능형 차량 부품개발에 나선다는 것이다. 또한 위치정보 및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통합 운영할 수 있는 무선기반 인프라 기술개발과 지능형 교통정보 시스템 기반 구축을 위한 안테나 시스템 연구개발을 통해 자동차 부품뿐만 아니라 ITS(지능형 교통시스템) 시장 개척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인팩은 ‘창의적인 기술’, ‘끊임없는 인재육성’, ‘창조적 가치’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미래성장에 도전하는 기업”이라며 “기존 영역을 넘어 미래 자동차에 필수적인 지능형 자동차 부품 연구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해 결과적으로 21세기 초우량 자동차부품 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목표를 이룰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유능한 인재 발굴해 지원 아끼지 않아” ㈜인팩 최오길 회장 인터뷰

인재양성, 기술선도, 품질우선, 고객지향은 인팩의 경영방침이다. 오늘날의 인팩을 만든 최오길 회장의 오랜 신념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동신제지공업 대표이사 재임 시절 삼영케불㈜을 경영해 볼 것을 제안받은 뒤 1991년 오랜 고심 끝에 이를 승낙하면서 업계에 뛰어들었다. 주어진 일에 대해서는 100% 이상을 달성해내는 그의 성격은 취임 이듬해부터 드러났다. 1992년 기업 부설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중국 심양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미래를 향한 과감한 밑그림을 그렸다. 기술 투자 덕분에 일본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와도 거래를 텄고 성장엔 속도가 붙었다.

그는 “사람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기업은 곧 사람이다’라는 가치를 두고 유능한 인재를 발굴하여 적재적소에 앉혀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최 회장의 소신과 경영철학은 2세 경영자인 최웅선 대표로 이어지고 있다. 최 대표도 “인팩은 가장 기초적인 원칙을 잘 지켜나가는 기업정신이 녹아들어 있다”며 “오수원칙과 사훈 등을 지키는 기업문화를 지금처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오수원칙은 약속, 시간, 질서, 분수, 예절 5가지를 잘 지키는 것으로 인팩 임직원들이 지켜야 할 기본적인 행동강령이다. 사훈은 ‘신의, 창조, 정성’ 세 가지를 두고 있다. 신의는 ‘믿음과 의리를 지키는 사람’, 창조는 ‘항상 새로운 것을 생각하며 가치를 높이는 사람’, 정성은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는 참되고 거짓이 없는 사람’으로 인팩인이 지녀야 할 마음가짐이다.

“인팩의 오수원칙, 사훈, 사시는 복잡하고 화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장 단순하고 명료한 원칙이 가지는 가치와 힘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인팩의 1년, 5년, 10년 그리고 훨씬 더 먼 미래에도 이 원칙을 담아 가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최 대표의 말이다.

최근 한국 대내외 기업환경은 부품 협력사에 녹록지 않다. 완성차 및 전장사업이 무너진 조선업과 같이 되지 않으려면 정부의 남다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한편, 최 회장은 구직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에게 조언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요즘 우리 사회 젊은층에서는 ‘3포 세대’, ‘5포 세대’를 넘어 ‘N포 세대’에 이르고, ‘헬(Hell) 조선’, ‘열정 페이’ 등 젊은이들의 체념과 자조를 상징하는 신조어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이를 보며 나는 우리 사회의 기성세대로서 젊은이들이 도전과 열정, 꿈과 희망을 갖게 하도록 하기 위하여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문하게 됩니다. 저는 언제든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사회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지 않습니다. 본인 스스로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흘린 땀과 눈물만큼 노력의 대가는 반드시 찾아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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