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찾는 이슬람 관광객 2만명 시대…무슬림 혐오 ‘과도’

뉴시스

입력 2018-06-22 18:39:00 수정 2018-06-22 18: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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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내전을 피해 제주도로 입국한 예멘 난민이 단기간에 급증하자 도민들 사이에서 무슬림에 대한 혐오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이슬람을 신봉하는 난민들이 부녀자를 성폭행하는 등 온갖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다.

하지만 지난 5월 초 예멘 난민이 무더기로 입국한 이후 도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 신고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난 데다 이미 매년 2만명 넘는 무슬림 관광객이 제주를 여행하고 있어 일각에서 제기하는 우려는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예멘 출신 난민 신청자는 549명이다. 지난 2017년 42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10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단기간에 예멘 난민이 늘면서 도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향 나라사랑 어머니회 제주지부장(46)은 지난 20일 뉴시스와 만난 자리에서 “제주도에서 자녀를 키우는 많은 어머니가 난민들로 인한 불안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제주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주축이 된 온라인 ‘맘카페’에서의 불안감은 더 크다. 닉네임 ‘마***’ 회원은 “외국에선 무슬림 난민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여성을 폭행한다고 들었다”면서 “제주도를 떠나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고 털어놨다.


도민들은 예멘 난민 중 젊은 남성이 대다수라는 점이 불안감을 증폭시킨다고 지적한다. 난민 신청자 중 91%인 504명이 남성이어서 여성에 대한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성인 제주예멘난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예멘에서 젊은 남성들은 전쟁터로 끌려가거나 죽임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 도망쳐 나온 것”이라면서 “한국에서 쫓겨나면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는 이들이 범죄를 저지를 이유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실제로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예멘 난민 신청자가 급증한 지난달 초부터 한 달여가 지난 21일까지 도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 신고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7년에만 제주를 찾은 이슬람 문화권 관광객이 2만명을 넘어서는 등 이미 도내 무슬림들이 많아 이들에 대한 과도한 범죄 우려는 자칫 근거 없는 혐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제주도는 관광 시장 다변화를 위해 무슬림 관광객 유치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어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제주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낯선 문화와의 접촉 과정에서 갈등이 있을 수는 있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위원장은 “난민이 아니라도 사람이 처음 만나면 긴장하기 마련”이라며 “예멘 난민들이 제주에 들어온 지 이제 한 달이 지났다.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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