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식권 결제-관리 모바일로 척척, 평창올림픽서 활약… 靑초청도 받아

신무경 기자

입력 2018-06-20 03:00 수정 2018-06-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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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권대장’ 벤디스 대표 조정호씨

모바일 식대관리 솔루션 식권대장을 서비스하는 벤디스의 조정호 대표(뒷줄 왼쪽에서 세 번째)가 직원들과 함께 자사 캐릭터 대장이를 둘러싸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벤디스 제공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저녁 미팅까지 하면 오후 10시쯤 집에 돌아갑니다. 일요일엔 집 주변 카페서 일하고요. 업무량은 많고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보다 급여가 적지만 그들처럼 월요병은 없어요. 좋아하는 일을 자발적으로 하니까요.”

조정호 벤디스(서비스명 식권대장) 대표(32·사진)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스타트업의 ‘워크앤드라이프밸런스(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조 대표는 2014년 1월 종이식권과 법인카드 등으로 운영되는 기업 식대관리 시스템을 스마트폰 기반으로 전환하려는 목적으로 창업했다. 식권대장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한국타이어 등 기업에 보급돼 4만5000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월 식대 거래액은 33억 원에 이른다.

스타트업에서 워라밸은 ‘자발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창업가들에게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을 바꾸고 말겠다’는 엔도르핀이 도는 것 같았다. 올해 1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식권 사업’ 대행업체로 선정됐을 때 자율성에 근거한 이 회사 임직원들의 엔도르핀은 정점에 달했다.

당시 영업팀원 중 한 명은 강원 평창과 속초 일대에 모바일 식권 기기를 설치하고 서비스를 테스트하기 위해 서울에서 두바이까지의 거리(6779km)보다 많이 자동차를 몰고 다녔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밤낮을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하고 다닌 것. 조 대표는 “우리의 목적은 한시적 기간 내에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열정 덕분인지 문재인 대통령이 중소벤처기업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겸한 간담회에 초청받기도 했다. 그는 “일류 대학을 나오지도, 창업 경험도 없는 내게 투자한 에인절투자자는 ‘진지한 마음으로 사업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며 “투자자들의 선의와 믿음에 대한 보답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지치지 않게 만든 만큼 나 역시도 30여 명의 구성원들에게 자율과 위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고시생이었다. 세상은 급변하는데 고시원에서 과거의 판례들을 외우는 것이 싫었다. 고시촌 근처 밥집들을 다니면서 온라인, 스마트폰으로 그들의 마케팅 창구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에 나섰다. 기프티콘, 포인트 적립 서비스로 시작해 직장인들과 주변 상권을 연결시켜주는 모바일 식권이라는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했다.

서비스가 궤도에 오르자 배달의민족(회사명 우아한형제들), 네이버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대기업과의 상생이 회사 경영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배달의민족에 인사, 조직관리, 리더십 형성과 관련해서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네이버가 마련한 파트너스데이 같은 행사에 초청받아 사업적인 교류를 하는 기회를 갖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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