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D 바이오 장기 연구 획기적 성과… 환자들에 큰 희망”

홍은심기자

입력 2018-06-20 03:00:00 수정 2018-06-20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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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컬럼비아의대-코넬대-뉴욕프레스비테리안병원 공동심포지엄
간·심장·폐 등 장기이식의 최신 동향 소개-미래 발전 방향 등 토론


8일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가진 장기이식의 현황과 미래 발전 방향, 관련 인터뷰. 마크 하디 컬럼비아의대 교수(왼쪽)와 김성균 한림의대 신장내과 교수.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한림대의료원은 8일 한림대동탄성심병원 4층 대강당에서 미국 컬럼비아의대, 코넬의대, 뉴욕프레스비테리안병원과 공동으로 ‘장기이식의 현황과 미래 발전방향’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림대의료원에서 열린 공동심포지엄은 의학 학술교류를 위해 2004년부터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장기이식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가 대거 참석해 손상된 장기를 치료하고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임상연구와 최신동향에 대해 논의했다. 장기이식의 국내외 현황에 대해 마크 하디 컬럼비아의대 교수와 김성균 한림의대 신장내과 교수에게 들어봤다.


―현재 장기이식 현황에 대해 간단히 말해 달라.

△김 교수: 국내에서는 1969년 첫 신장이식이 이뤄진 이후 지금까지 4만 명이 넘는 환자들이 각종 장기이식을 받았다. 장기이식 기법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신장, 간, 췌장, 심장, 폐, 안구, 소장 등 고형 장기이식을 받게 된 환자가 증가했다.

국립장기이식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고형 장기이식 수술은 2000년 이후 총 4만7861건이 시행됐으며 작년 한 해만 4191건이 이뤄졌다. 이는 뇌사자 기증이 2000년 52건에서 2017년 512건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뇌사자 기증 장기이식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 혈액형 부적합, 조직항원 고감작 환자 이식, 부부간 이식 증가 등 생체 기증도 2000년 623건에서 2017년 2289건으로 4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가능해진 결과다.

△하디 교수: 장기이식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고난이도 의술이다. 최근에는 이식 기술의 발달과 새로운 면역억제제의 개발로 이식의 성적도 매우 높아졌다. 이식 후 환자 생존율에 큰 영향을 미치던 면역억제제 없이 이식 장기를 유지하는 면역관용 기법이 소개되고 이종장기 이식, 줄기세포로 재생된 장기 이식, 인공장기 이식도 가시권 내에 들어오는 등 이식 분야는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장기이식 관리는 어떻게 되고 있나.

△김 교수: 우리나라는 2000년 2월 ‘장기 등 이식의 관한 법률’이 발효된 후 생체·사체 장기 기증, 뇌사의 결정, 장기 배분에 관해 법으로 관리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산하 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서는 셍체이식에 대한 승인과 사체 이식에 대한 장기 배분을 관리한다. 특히 생체 이식에서는 장기매매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고 사체 이식은 대기 기간, 면역 적합도, 선 생체이식 여부, 기증자 병원과의 거리, 소아 환자 여부에 따라 공정하게 배분하고 있다. 이식이 급히 시행되지 않으면 생명 유지가 불가능한 간장, 폐장, 심장에 대해서는 응급 우선권을 부여하고 있다.

장기 기증의 활성화를 위해 2011년 한국장기기증원(KODA)을 설립해 장기 기증 활성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법적으로도 뇌사 의심 환자가 발생하면 신고하도록 함으로써 뇌사 기증자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장기기증이 과거에 비해 늘었지만 아직까지도 이식이 필요한 대기자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김 교수: 2018년 현재 3만 명이 넘는 환자들이 이식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장기기증원이 생기면서 그간의 많은 법적 문제점들이 해결됐다. 장기기증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개선되면서 2010년도 268명(100만 명당 5.31명)에서 2014년도에는 446명(100만 명당 8.69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장기기증이 비교적 활발한 미국의 100만 명당 25.97명에 비해서 매우 적은 수이고 우리나라에서 장기이식을 받으려면 여전히 6년 가까이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디 교수: 미국도 장기이식이 필요한 많은 환자들이 기증을 기다리고 있다. 한때 약물 중독 사망자의 장기기증으로 기증 건수가 약간 늘었다. 약물 남용자의 장기는 미국 공중위생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면밀한 조사와 검사를 거치며 이식받는 사람에게서도 사전 동의를 필수적으로 받는다.


―장기이식을 받아야 한다면 한국에서는 어떠한 절차를 밟아야 하는가.

△김 교수: 우선 주치의로부터 장기이식을 받아야 할 정도로 장기가 비가역적으로 망가졌는가라는 진단을 확실히 받아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급성 장기 부전인 경우 다른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진단을 받으면 가족 중에 기증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기증자가 기증을 해도 되는 건강한 상태인지 검사를 한다. 이후 국립장기이식센터에서 승인을 받은 후 이식을 진행하면 된다. 만약 가족 중에 마땅한 기증자가 없으면 이식 전 검사를 받고 장기이식관리센터에 사체이식 대기자 리스트에 올려놓고 기다려야 한다.


―한림대의료원 장기이식은 어떠한가.

△김 교수: 한림대의료원은 1987년 한강성심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췌장 이식을 성공한 이후에 의료원 산하 6개 병원에서 신장, 간장, 췌장, 심장, 각막 이식 등을 시행하고 있다. 3000병상이 넘는 대규모 의료원의 장점과 KODA의 장기기증 활성화 프로그램(DIP)에 적극 참여해 충분한 기증자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작년 한 해에만 한림대의료원에서는 50명이 넘는 환자가 이식을 받았다. 최근 의료원에서 시행한 500명의 신장 이식 환자들에 대해 분석한 결과 장기 환자 생존율이 99%였다. 2016년부터는 혈액형 불일치 이식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2017년에는 심장 이식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명실상부한 장기이식센터 구현에 노력하고 있다.


―간이식 환자 중에는 신장 기능이 나빠져 다시 신장 이식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들었다.

△하디 교수: 이제까지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간 이식 전에 신장기능이 저하된 사람, 간이식 수술 중에 생기는 급성 신손상, 이식 후 사용할 수밖에 없는 면역억제제 등이 간이식 후 신장 기능 부전에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면역억제제(칼신뉴린 억제제)가 신장 기능을 떨어 뜨리는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최근까지도 이 약은 꼭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이 약의 사용 용량을 줄이거나 쓰지 않는 면역억제요법이 생기면서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장기기증자는 장기가 필요한 환자 대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장기기증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하디 교수: 최근에 3D 바이오프린팅 분야에서 획기적인 연구 성과가 나오면서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다. 현재 심장, 간, 신장 등 바이오 인공장기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고 2012년에는 처음으로 인공 기관지 치환술이 시행됐다. 2000년도 들어서면서 면역학의 발전으로 이종장기이식과 줄기세포를 이용한 재생 장기이식 등의 연구에도 많은 역량을 쏟고 있다.


―장기기증을 좀 더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과 지원이 필요한가.

△하디 교수: 장기기증의 성공적인 사례는 스페인이다. 인구 100만 명당 스페인의 뇌사기증률이 43.4%로 전 세계적으로 높다. 이는 스페인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때문이다. 기증자에게는 포상을 하고 중환자실 의사들이 기증자를 찾기 쉬운 시스템으로 갖췄다. 여기에 가족들과 원활한 합의를 할 수 있는 설득 전문가가 병원에 있다. 미국은 어렵지만 스페인과 보험체계가 비슷한 한국은 스페인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김 교수: 우리나라 장기기증을 좀 더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장기기증을 위한 사망의 정의부터 재고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권고하고 있는 심순환 정지 후 기증에 대해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물론 사망을 바라보는 문화적인 차이는 있다. 하지만 이것을 인정하더라도 각종 연명장치를 해야만 유지되는 심순환 정지 환자에 대한 사망을 인정할 것에 대해 조심스럽게 논의할 필요는 있다. 최근 시행된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법률에 대한 후속 논의에서 장기 기증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이 도출되길 기대해 본다.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과 복잡한 기증 절차의 해결 등 정책도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장기기증원에서 각 병원과 협력해 장기기증 활성화 프로그램을 도입해 뇌사자 발굴과 장기기증 캠페인 등을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 활성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한림대의료원과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이식분야와 인공장기 분야에서 한림대의료원과 어떤 협력을 계획하고 있는가.

△하디 교수: 한림대의료원은 이식 분야에서 끊임없는 투자를 하고 있는 병원이다. 컬럼비아 의대는 한림대의료원과 인적 교류, 공동연구, 학술발표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현재 컬럼비아의대 연구실에서 한림대의료원 교수와 진행 중인 연구가 있는 것으로 안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도 컬럼비아의대와 한림대의료원의 적극적인 학술 교류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장기이식 분야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마크 하디(Mark A. Hardy) 컬럼비아의대 교수
◎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박사
◎ 컬럼비아대 의과대학 외과 교수
◎ 컬럼비아대 의과대학 이식센터 센터장
◎ 미국 외과이식수술학회 회장

김성균 한림의대 신장내과 교수
◎ 서울대 의과대학 박사
◎ 한림대 의과대학 신장내과 교수
◎ 대한신장학회 중재신장학연구회총무이사
◎ 한림시뮬레이션센터 센터장
◎ 한림대성심병원 진료부원장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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