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먹어도 포만감깵 소화기관에 작용하는 비만치료제 주목

홍은심기자

입력 2018-06-20 03:00 수정 2018-06-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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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센다]
체내 식욕조절 물질인 ‘GLP-1’과 성분 97% 가량 유사
음식섭취 줄여 체중 감소시켜… 코골이 완화에도 사용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식욕억제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라


최근 출시된 삭센다는 음식 섭취에 반응해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체내식욕 조절 물질인 GLP-1과 97% 가량 유사한 ‘GLP-1 유사체’ 비만 치료제다. 중추신경계에 직접 작용해 식욕억제 효과를 냈던 기존의 비만치료제와는 완전히 다른 기전으로 비만 치료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한국노보노디스크 제공

한국인의 비만율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비만치료제 시장도 커지고 있다.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약 10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벨빅(일동제약), 디에타민(대웅제약), 푸리민(알보젠코리아) 등이 치열한 시장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치료제들은 주로 뇌에 작용하는 향정신성 의약품이다.

최근엔 뇌에 작용하는 기존 비만치료제와는 달리 소화기관에 작용하는 비만치료 주사제인 ‘삭센다’(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가 출시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삭센다는 음식을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게 해서 체중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급격하게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삭센다 비만주사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삭센다, 기존 비만치료제와 무엇이 다른가

그동안 비만치료제에서 문제가 됐던 것은 안전성이다. 기존의 비만 치료제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식욕억제를 하지만 과잉 복용 시 약의 부작용으로 환각과 중독성 등이 생길 수 있다. 삭센다는 음식 섭취에 반응해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체내 식욕 조절 물질인 GLP-1과 97%가량 유사한 ‘GLP-1 유사체’ 성분의 비만 치료제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인체에서 GLP-1을 포함해 여러 가지 호르몬들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들은 포만감, 배고픔 등을 관장하는 뇌의 시상하부에 신호를 전달한다. 음식물 섭취를 통해 분비된 GLP-1이 뇌에 전달되면 배고픔을 줄이고 포만감을 증가시켜 음식을 덜 먹게 된다. 삭센다의 GLP-1 유사체도 GLP-1과 마찬가지로 포만감을 높여 공복감과 음식 섭취를 줄여 체중을 감소시킨다.

김정은 356MC 원장은 “현재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비만 치료제가 대개 식욕과 관련된 중추신경계에 직접 작용하는 약물인데 비해 삭센다는 음식물 섭취에 반응해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인체 호르몬을 체내에 주입시켜 식욕을 억제한다”고 말했다. 안태환 상쾌한이비인후과 원장도 “비만은 각종 만성질환뿐만 아니라 코골이 같은 이비인후과 질환도 일으킨다”며 “비만으로 인한 코골이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삭센다를 처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저혈당 쇼크에도 안전하다?

GLP-1은 식후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GLP-1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액에서 과도한 당을 제거하고 혈당을 올리는 호르몬인 글루카곤 분비를 낮춰 혈액으로 당이 더 이상 분비되지 않도록 한다. 즉 GLP-1은 인체 내에서 정상 혈당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GLP-1 유사체 성분인 삭센다의 경우도 혈중에 인슐린을 높이기 때문에 저혈당이 올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은 그럴 가능성이 적다고 말한다. 당뇨병이 없는 정상인의 경우 인슐린 분비는 혈중 포도당과 GLP-1 두 가지가 관여하는데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는 포도당이 부족하면 혈중 GLP-1 농도가 높더라도 인슐린 분비는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노보노디스크는 당뇨병이 없으면서 삭센다를 투여 받은 과체중,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 아직까지 중증 저혈당 보고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미 혈당조절제를 복용하고 있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는 조심해야 되므로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 당뇨병의 위험을 낮춘다?

삭센다는 1.2∼1.8mg 용량에서 1.2∼1.6% 포인트 정도 당화혈색소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입증이 됐다. 이 때문에 삭센다의 성분인 리라글루타이드는 2006년부터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 받아 국내에 빅토자라는 이름으로 출시되기도 했다. 삭센다는 3년간 장기 임상에서 비만환자가 당뇨병 질환으로 진행되는 위험을 80% 감소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삭센다가 혈압, 특히 수축기 혈압을 3mmHg 감소시킨다는 결과도 있다. 한국노보노디스크 관계자는 “삭센다는 이상 지질 혈증 개선, 체지방 감소 효과도 확인됐다”며 “이 중에서도 내장 지방 감소 효과가 유럽의약국(EMA)의 허가사항에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또 삭센다는 50세 이상의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당뇨병 환자에게서 1.8mg 용량까지 투약한 결과 심혈관 질환 예방효과를 입증했다.


갑상샘암 가족력 있을 때는 피해야

한국노보노디스크는 27개국 57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3개월 동안 6%의 체중을 감량한 비만 환자 중 삭센다 투약으로 6.2%의 체중을 추가로 감량해 68주간 총 평균 12.2%의 체중을 감량한 환자를 대상으로 2주간 투약을 중지하고 환자를 관찰했을 때 약 2.1%의 체중이 다시 증가했다. 즉 요요현상이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노보노디스크 관계자는 “식욕 억제제는 투약을 멈추게 되면 식욕이 다시 되돌아오기 때문에 체중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삭센다는 장기투여해도 안전한 치료제일까. 김정은 356MC 원장은 “삭센다에 있어 흔한 부작용 사례로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구역 증세는 투약 후 8주 내에 약제가 체내에 적응이 되면서 점차 사라진다”며 “의사의 처방에 따라 용량을 조절해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삭센다는 주성분 또는 첨가제에 대해 과민증이 있는 환자, 갑상샘 수질암을 가지고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다발성내분비선종증 환자 등에 투약을 금지해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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