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료 합리화-할증기간 단축… 뿌리산업 경쟁력 키워야”

정상연 기자

입력 2018-06-18 03:00 수정 2018-06-1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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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흥열처리

경남 밀양시에 위치한 본사 전경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 주보원 이사장(삼흥열처리 회장)은 국내 뿌리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까 노심초사다. 흔히 6대 뿌리기업으로 일컫는 열처리, 주물, 단조, 금형, 용접, 표면처리의 경우 경기침체의 영향을 직격탄으로 받기 때문이다. 주 이사장은 주요 뿌리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전기요금 합리화와 산업용 전기료 할증기간도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선 그는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연중 7개월 적용하는 산업용 전기요금 할증료를 4개월로 단축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현재 한전은 6월부터 8월, 11월부터 2월까지 산업용 전기요금에 할증을 붙이고 있다. 이는 가정용 누진제, 심야 택시에 붙는 할증료와 비슷한 제도다. 당초 계약 전력 이상을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초과 사용분에 대해 요금을 추가로 받는 것이 핵심이다. 이 제도는 전기 사용량이 많은 여름과 겨울의 전기 사용을 줄여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이 중 2월과 6월, 11월의 경우 국내 전기 사용량이 봄가을 전기 사용량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3개월을 할증 기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게 주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전기요금과 최저시급 인상 등 제조원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했지만 납품단가 인상은 반영해 주지 않고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조정하지 않으면 제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뿌리기업의 줄도산을 막을 수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 그의 주장대로 산업분야와 그 공정을 파악하는 전문가가 없어 현장을 모르는 정책이 나온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한편 주 이사장은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뿌리기업의 경우 직원을 구할 수 없어 문을 닫는 기업이 속출할 것이라고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정부와 정치권이 대-중소기업 간 차등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1만 원과 노동시간 단축도 경영 현장에선 압박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삼흥열처리는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면서 열처리 업체로는 유일하게 현대·기아자동차 1차 협력사로 현재 120여 명의 직원이 연간 200억 원 중반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1985년 설립 후 30년 이상 축적된 열처리기술과 최신생산설비(연구시설)·검사설비를 보유, 일괄된 열처리 생산시스템 및 ERP시스템을 구축했으며 또 하루 생산량이 550t의 가공능력을 보유해 세계 최대 단조품 열처리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주 이사장은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외에도 뿌리산업위원회 위원, 노동인력특별위원회 위원, 에너지특별위원회 위원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인 셈이다. 그는 “경영계 전반으로 위기의식이 퍼지고 있다는 점을 정부에 전달하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보원 회장 인터뷰, “한국 산업경쟁력 떨어지면 경쟁국만 웃는다”

“한국의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걸 가장 좋아하는 곳이 바로 경쟁국인 일본이라는 점 때문에 더 가슴이 아픕니다. 모든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고 생산원가와 납품단가가 그 자리라면 기업의 생존이 어렵겠죠.”

한국 산업이 신흥국과 선진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된 한국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다. 주 이사장은 한국 뿌리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삼흥열처리의 회장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는 현장에서 체감하는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원가 절감하는 것이 생존비결”이라고 말했다. 이는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로 누구나 절박한 상황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찾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최근 이슈로 불거진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충격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도 했다.

현재 삼흥열처리는 연간, 월간 계획을 세워가며 일하면서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외부 상황은 녹록지 않다. 그는 업무특성상 외주 받아 열처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오늘 열심히 하자, 그래야 내일이 있다’는 모토를 강조하고 있다.

주 회장은 직원들에게 자부심을 주고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현재 전기자동차가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나 제반 인프라가 갖춰진 국가는 10여 개국 정도의 소수이므로 계속적인 성장은 한계가 있으며, 열처리 가공의 많은 부품을 차지하는 내연기관의 자동차를 사용하는 국가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므로 자동차 부품 시장은 꾸준하게 성장 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그동안 한국열처리공학회에서 주관해오던 ‘열처리기술경기대회’를 올해부터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에서 주관한다. 주 회장은 최초로 현장에서 열처리기술경기대회를 진행한 것을 자랑스러워했으며 모든 산업이 중요하지만 특히 열처리 공정의 중요성과 참여한 학생들에게 산 경험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해 의미가 더 컸다고 강조했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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