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잡지 만들어 홍보… 유통가 ‘브랜드 저널리즘’

손가인기자

입력 2018-06-07 03:00 수정 2018-06-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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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물 통해 소비자 신뢰 높여

유통업계가 자체 콘텐츠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브랜드 저널리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패션 잡지 ‘신세계’(왼쪽 사진)와 의류 브랜드 나우가 발간하는 ‘나우 매거진’. 각 사 제공
친환경과 여행을 주제로 한 잡지,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담은 홈페이지…. 유통업계가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담은 ‘브랜드 저널리즘’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직접 생산해 출판물을 만들고, 브랜드에 대한 신뢰감과 인지도를 쌓아 간접적인 광고 효과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패션 브랜드 ‘나우’는 지난해 10월 처음 선보인 ‘나우 매거진 포틀랜드 편’에 이어 2호 ‘타이베이 편’을 최근 출간했다. 1년에 두 차례 선보이는 나우 매거진은 매 호 하나의 도시를 선정하고 그곳의 장소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르포와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낸 다큐멘터리 잡지다.

나우 관계자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시대가 지났다고 생각해 매거진을 출간하게 됐다”며 “나우가 판매하는 상품이 실린 페이지는 10여 쪽에 불과해 패션 브랜드가 만드는 잡지인 줄 몰랐다는 고객이 많다”고 했다. 현재 교보문고 등 대형서점 6곳과 유명 독립서점 등에 입점했을 뿐 아니라 1호는 영문본으로도 번역해 해외 서점에서도 판매할 예정일 만큼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

또 다른 패션 업체인 코오롱인더스트리FnC도 브랜드 저널리즘에 뛰어들었다. 캐주얼 브랜드 헨리코튼은 올해 3월 여행 매거진 ‘트래블로그’를 내놨고, 남성복 브랜드 시리즈의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이슈’도 매년 봄과 가을 2차례씩 발간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올해 3월부터 ‘신세계(SHINSEGAE)’라는 이름의 패션 월간지를 내놨다. 백화점의 행사뿐 아니라 마케팅 디렉터가 추천하는 패션 트렌드 등이 실려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아직은 백화점 VIP 고객 등으로 구독자가 한정돼 있지만 소비자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발행 부수도 늘리고 있다”고 했다.

브랜드 저널리즘은 온라인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말 첫선을 보인 코카콜라의 홈페이지 ‘저니’가 대표적이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때는 성화봉송 풀스토리는 물론 김연아 등 유명 선수들의 인터뷰 등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했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단순히 기업 정보를 보여주는 일방통행식의 홈페이지가 아니라 누구나 참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고자 했다”며 “이달 열릴 러시아 월드컵을 맞아 특별판도 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패션, 뷰티, 푸드, 리빙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신세계그룹의 ‘SSG블로그’도 널리 알려진 온라인 브랜드 저널리즘 채널이다.

기업 홍보와 정보 전달의 구분이 모호해진 ‘브랜드 저널리즘’은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마케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브랜드들이 사회적으로 화두가 되는 읽을거리를 제공해 이미지를 제고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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