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의혹 제기했지만… 분식회계 ‘스모킹 건’ 못내놔

강유현기자 , 황태호기자

입력 2018-05-31 03:00 수정 2018-05-31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삼성바이오 31일 마지막 감리위 회의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혐의를 직접적으로 입증할 e메일이나 녹취록, 내부고발자의 증언 같은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을 결국 내놓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황적 추정으로 무리하게 분식회계로 몰아붙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분식회계 의혹을 심의하는 금융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 3차 회의는 31일 열린다. 감리위는 이날 논의를 매듭짓고 다음 달 7일 열리는 증권선물위원회로 심의의 결론을 넘길 계획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31일 열리는 감리위는 대심제(對審制)로 열린 2차 감리위에서 나온 양측 진술을 바탕으로 감리위원 8명이 토론을 벌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8명 중 금융위와 금감원, 한국공인회계사회 측 인사를 제외하고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민간위원 3명의 의견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감리위가 금감원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한쪽 손을 들어주는 결론을 내지 못하면 위원들이 개별 의견을 개진하는 형태로 권고안을 증선위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17일 1차 감리위와 25일 대심제로 열린 2차 감리위에서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혐의를 직접적으로 입증할 증거를 내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 결과를 사전에 언론에 밝힌 만큼 분식회계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를 내놓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 분식회계 여부에 대한 판단이 가능한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며 “금감원이 스모킹 건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논란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압수수색 권한이 없는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회계법인의 진술과 이들이 제공한 자료에 의존해 조사를 할 수밖에 없는 만큼 애초부터 직접적 증거를 찾아내긴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3차 감리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한 뒤 종속회사로 회계 처리를 하다가 2015년 관계회사로 바꾼 것이 적절했는지, 2015년 미국 바이오젠이 콜옵션(특정 주식을 매입할 권리)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었는지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2년 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할 때부터 콜옵션의 존재를 공시하고 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분류해 회계 처리를 해야 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 처리를 변경한 것은 적절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강유현 yhkang@donga.com·황태호 기자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