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美 델타 조인트벤처 ‘이륙’… 10년 동행

한우신 기자

입력 2018-05-02 03:00 수정 2018-05-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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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 한 항공사처럼 이용 가능… 서비스 좋아지고 가격 내려갈듯
갑질 논란에 기자회견은 취소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을 한 항공사처럼 이용하도록 하는 조인트벤처 사업이 1일 시작됐다. 사진은 지난해 6월 조인트벤처 협정을 맺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미국 델타항공과 만든 조인트벤처 사업을 1일 공식적으로 시작한다. 대한항공이 오랫동안 준비해온 숙원 사업이 실현됐지만 같은 날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경찰에 출석하는 등 ‘오너가 갑질 논란’ 탓에 회사 표정은 밝지 않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이날부터 최소 10년간 아시아 지역과 미국 노선에서 조인트벤처 사업을 실행하게 됐다. 항공사 간 조인트벤처는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아니고 양사가 보유한 노선에서 마치 한 회사처럼 공동 영업을 해 수익과 비용을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항공사 간 코드 셰어가 항공기 좌석 중 일부를 한정해 제휴 항공사가 위탁 판매하도록 하는 것이라면 조인트벤처는 파트너사의 항공기 좌석 전부를 이용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이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지난해 3월 조인트벤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6월 협정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교통부(DOT·Department of Transportation)가 양사 간 조인트벤처를 승인했다. 한국 국토부는 올해 3월 승인했다. 한국 정부 승인이 늦어진 것은 일부에서 조인트벤처가 시행되면 노선 독점이 심화돼 가격 상승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를 감안해 국토부는 협정을 인가하면서도 3년 후 재검토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MOU 체결 때부터 세계 최대 항공사인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로 고객 편의가 크게 향상되고 경쟁력도 커질 것이라고 홍보해왔다. 실제로 조인트벤처가 시행되면 현재 대한항공이 취항하지 않는 미국 도시를 가려는 사람은 로스앤젤레스까지 대한항공을 타고 가 델타항공으로 갈아타고 가는 과정이 훨씬 수월해진다. 항공권을 예약할 때부터 한 항공사 항공권처럼 예약하므로 종전에 비해 가격이 싸질 가능성이 크다. 공항 라운지 이용과 마일리지 적립도 한 항공사 서비스처럼 이용할 수 있다.

이달 조인트벤처 시행을 앞두고 대한항공은 지난달 델타항공의 스티브 시어 국제선 사장이 참석하는 기자회견을 계획했지만 취소했다. 오너가 갑질 논란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회사 분위기상 조인트벤처 시행을 대대적으로 알리기 어려웠다”며 “실무 차원에서는 공유 노선 확대 등 구체적인 사업 실행을 위한 작업을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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