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저장’ 구체적 위치 찾았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18-04-27 03:00 수정 2018-04-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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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연구팀, 탐지 기술 개발… “시냅스에 저장” 가설 처음 증명

국내 연구팀이 뇌에서 기억이 저장되는 구체적 위치를 세계 최초로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기억은 뇌세포 사이의 접합 부위인 ‘시냅스’ 중 일부에 저장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27일자에 발표됐다.

그동안 기억은 해마에 저장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기록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1949년 뇌세포 사이의 접합 부위인 시냅스가 기억이 기록 저장되는 위치라는 가설이 나왔다. 하지만 약 860억 개의 뇌세포 각각에 시냅스가 수천 개에 달해 이 가설을 직접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최준혁, 심수언, 김지일, 최동일 연구원 팀은 하나의 신경세포가 지닌 시냅스 수천 개를 두 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는 독특한 화학 탐지 기법을 개발했다. 서로 다른 시냅스를 각각 청록색과 노란색으로 빛나게 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쥐에 전기 자극을 가해 공포를 약하게 또는 강하게 학습시킨 뒤 각각의 쥐의 뇌 해마 부위를 이 화학 탐지 기법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공포 기억이 생길 때마다 시냅스의 특정 수상돌기(다른 뇌세포의 신호를 받는 뇌세포 표면의 가지 모양 돌기)가 많아지고 커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공포 기억이 강할수록 돌기 수와 크기는 더 늘어났다. 연구팀은 이곳이 기억이 기록되는 곳이라고 지목했다.연구 총책임자인 강봉균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학습, 기억 연구뿐 아니라 치매 등 질병 치료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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