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철수설 재우고 회생 기회… 신차 생산-판매 회복 등 갈길 멀어

강유현 기자 , 한우신 기자 , 이건혁 기자

입력 2018-04-27 03:00 수정 2018-04-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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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상화 합의 내용과 남은 과제

국회 찾은 GM 총괄사장 한국 정부와 KDB산업은행, GM이 한국GM 경영정상화를 위한 조건에 합의했다. 댄 암만 GM 총괄사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홍영표 한국GM대책특별위원장 등은 26일 국회에서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한국 정부와 KDB산업은행,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26일 한국GM에 28억 달러를 출자전환하고 43억5000만 달러를 신규 투자하는 내용에 조건부 합의하면서 한국GM은 일단 회생의 기회를 갖게 됐다. 하지만 한국GM의 국내 판매망이 크게 무너진 상태에서 GM이 약속한 신차가 배정될 때까지 자력갱생할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 구조를 만들 수 있는지가 회생의 관건이다.


○ ‘우선주’ 출자전환으로 ‘먹튀’ 막을 거부권 확보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과 GM은 GM이 28억 달러의 본사 대출금을 우선주로 출자전환하는 방안에 합의하면서 협상에 물꼬를 텄다. 당초 GM이 28억 달러를 보통주로 출자전환하면 산은은 지분이 1% 미만으로 내려앉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면 한국GM의 청산이나 인수합병(M&A) 등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잃을 수도 있다. 산은은 대주주인 GM의 자본을 더 많이 줄이는 차등감자를 요구했지만 GM은 이를 거부했다. 그 대신 양측은 우선주라는 대안을 찾은 셈이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만큼 GM이 감자를 하지 않더라도 산은은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17.02%로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산은은 10년간 GM의 철수를 막을 수 있는 거부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0월 만료된 ‘한국GM이 총자산의 20%를 매각할 때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10년간 보장받았다.

GM과 산은은 27일 조건부 투자확약서(LOC)를 체결한다. GM은 당초 10년간 산은과 총 28억 달러를 신규 투자하자고 제안했으나 최종적으로 GM이 36억 달러, 산은이 7억5000만 달러를 각각 투자하기로 했다.


○ 신차 투입까지 버틸 경쟁력 확보가 관건

한국GM의 당장 시급한 과제는 판매망 회복이다. 한국GM은 군산공장 폐쇄 결정과 철수설, 노사 간 신경전을 겪으며 판매량이 곤두박질쳤다. 1분기(1∼3월) 내수와 수출을 합친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보다 15.8% 줄었다. 특히 내수 판매량은 47.1% 감소했다. 이에 한국GM은 다음 달 미국 시장에서 29만 대가량 팔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에퀴녹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한국GM으로선 GM 본사가 약속한 신차 2종이 투입될 때까지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부평공장에 배치된 SUV는 내년 말, 창원공장에서 만들 신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은 2022년부터 생산된다. 이때까지 언제든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는 만큼 한국GM은 저비용 구조를 통해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노사 관계도 변수다. 한국GM이 24, 25일 군산공장 직원에 대한 희망퇴직 추가 접수를 한 결과 30명 정도만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공장 직원 680명의 5%에도 못 미치는 인원이다. 노사는 전환배치가 되지 않는 직원에 대해 기금을 조성해 생계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강유현 yhkang@donga.com·한우신·이건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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