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좋은 홍보거리도 활용 안 하는 ‘전략적 침묵’

강신형 KAIST 경영공학 박사

입력 2018-04-26 03:00 수정 2018-04-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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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개선을 위해 외부 기관이 운영하는 인증 제도를 활용하는 기업이 많다. 제3자의 인증을 받았다는 것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자질을 갖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인증을 받아놓고도 이를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기업들도 있다. 예를 들어 이케아(IKEA)는 산림관리협회 인증을 받은 좋은 목재만을 사용하지만 소비자에게 적극 알리지 않는다. 좋은 홍보 소재를 알리지 않는 기업들은 왜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일까?

차드 카를로스 메리엇경영대 교수 연구팀은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DSJI)에 편입된 미국 상장사 276개를 1999년부터 2014년까지 조사했다.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는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측면에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연구진은 표본 기업들이 사업보고서,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 기업 홍보 기사 등을 통해 자사의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 편입 사실과 그 순위를 홍보하는지 1년 단위로 측정했다. 또한 렉시스넥시스(LexisNexis)에서 제공하는 기사, 공시 자료 등을 통해 각 기업의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이 환경 및 비환경 측면에서 기업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이슈를 제기하는지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기업은 자사와 관련된 환경 이슈가 불거질수록 사회적·환경적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 편입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오히려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에 대한 홍보를 자제하고 전략적 침묵을 선택했다. 실제로는 각종 환경 문제에 연루됐으면서 겉으로만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것 같은 위선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부정적 여론에 대한 기업의 전략적 침묵은 대중에게 잘 알려진 기업일수록 두드러졌다. 또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인증을 받을수록 기업은 홍보를 자제하는 경향이 짙었다. 인증 제도가 널리 알려지고 기업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가 커질수록 기업의 위선적 행동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강신형 KAIST 경영공학 박사 david.kang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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