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앞두고 들썩들썩… 경협 테마주 ‘투자 주의보’

박성민기자

입력 2018-04-19 03:00 수정 2018-04-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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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 종목 올들어 평균 62% 올라
“종전-비핵화땐 경협 활발” 기대감… 일부 종목은 2, 3배 올라 과열 양상
전문가 “변동성 커 몰빵투자 위험… 실적 개선 보고 신중하게 접근을”



‘4·27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내 증시에서 남북경협주(株)가 일제히 들썩이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종전 및 비핵화 선언이 추진돼 향후 남북 간 경제협력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일부 종목은 올 들어서만 주가가 3배로 급등하는 등 과열 양상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테마주에 ‘몰빵’ 투자하기보다는 각 종목의 실적 전망 등을 꼼꼼히 따져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및 코스닥 시장에서 남북경협 관련 15개 종목의 주가는 올 들어 이달 17일까지 평균 62.4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10.93% 상승하고, 코스피는 오히려 1.03% 하락한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종목별로 보면 개성공단에 입주한 건설사 남광토건과 의류업체 좋은사람들이 각각 200%, 150.83% 급등했다. 대북 송전사업 관련 종목으로 꼽히는 선도전기, 개성공단 입주사인 인디에프도 119% 이상 뛰었다. 대북 사업 노하우가 많은 현대그룹의 사업 재개 기대감에 현대엘리베이터도 50% 이상 올랐다.

특히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남북 종전 논의를 축하한다”는 글을 올린 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지명자가 극비리에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남북경협주는 다시 한번 치솟았다.

남북경협 수혜주로 꼽히는 현대건설은 9.12%, 대북 비료사업을 했던 남해화학은 15.19% 치솟았다. 한반도 긴장 완화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코스피도 전날보다 1.07% 오른 2479.98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3437억 원, 기관은 529억 원을 순매수해 상승세를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향후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되면 건설 등 인프라 투자 업종이 가장 큰 수혜를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건설업계는 연간 80조 원 이상의 시장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저성장에 빠진 내수 기업들이 남북경협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은 도로 인프라가 취약하기 때문에 연안 운송이 가능한 해운업체, 인프라 건설에 꼭 필요한 시멘트 업체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짐 매카퍼티 일본 노무라홀딩스 아시아주식 리서치책임자는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두산인프라코어, 포스코, SK텔레콤 등과 식품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섣부른 테마주 투자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대북 제재 해제와 구체적인 사업 진행 상황을 봐야 수혜주 옥석 가리기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과거에도 남북경협 관련주로 꼽혀 지난해 대통령선거 이전 주가가 급등했던 의류업체 신원(우선주)은 주가가 40% 이상 급락한 뒤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국내 증시의 저평가가 해소될 수 있다”면서도 “아직 남북경협이 어떤 형태로 구체화될지 판단하기 이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실적 개선 없이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종목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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