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개발한 'VR경찰' 훈련 시스템, 경찰관들의 반응은?

동아닷컴

입력 2018-04-11 18:58 수정 2018-04-11 19:02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디지털 기술을 통해 손에 잡힐 듯한 세계를 구현하는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은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 관련 솔루션이다. 게임이나 영화, 방송, 건설 등, 다방면에 VR/AR 기술이 적용되어 우리의 삶을 크게 바꿀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공공 서비스 역시 예외가 아니다. 특히 여러모로 위험 요소가 많은 군사나 경찰 분야에 VR이 적용되면 한층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경기도와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이 이러한 VR/AR 기술의 개발 및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11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청사 1층 강당에서 행사를 열고 VR 경찰직무 체험 시스템인 '폴리스라인'을 시연했다. 폴리스라인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고 있는 VR/AR 관련 스타트업 진흥 정책인 NRP(Next Reality Partners) 프로그램의 결과물로, 작년 7월에 열린 제 2회 경기 VR/AR 창조오디션 공공프로젝트를 통해 선정된 에이치오(HO) 엔터테인먼트와 예원예술대학교,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이 주축이 되어 개발했다. 이들은 경기도 NRP 프로그램을 통해 6개월간 약 1억 5,000만원 상당의 자금 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협력을 받아 폴리스라인을 선보였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끈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의 심현규 경위와 HO엔터테인먼트의 백성실 대표는 최근 10년간 강력 범죄가 3배 증가하고 연평균 500여명의 경찰관이 상해를 입었다며, 이러한 각종 강력사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혁신적인 훈련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폴리스라인의 개발을 주도한 HO엔터테인먼트의 백성실 대표(왼쪽)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의 심현규 경위(오른쪽)>(출처=IT동아)

이에 미국 등의 선진국에선 이미 첨단 IT 기술이 결합된 가상 훈련 시스템을 도입, CNN 등의 유력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며, 이번에 국내에서 개발한 폴리스라인 역시 무한한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를 통해 소개된 폴리스라인은 VR용 HMD(헬멧) 시스템인 ‘HTC 바이브(VIVE)’ 및 VR 현장교육 콘텐츠, 그리고 각종 연산 장치 및 센서, 음향/영상 장치를 갖춘 VR 일체형 전용 키오스크가 결합된 형태를 갖췄다.

범죄 현장을 가정한 가상현실 공간에서 각종 훈련을 할 수 있다(출처=IT동아)

이날 실시된 시연회에선 성범죄 현장을 가정해 구성된 가상현실 공간에 경찰관이 투입, 각종 증거물 수집 및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 지원 요청, 가해자 제압 등의 훈련을 진행했다. 이렇게 훈련을 진행하면서 훈련자(경찰관)의 각종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

피해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했는지, 현장의 보존과 지원요청을 제대로 했는지, 그리고 가해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규정에 적합한 대응을 했는지 등이 평가 대상이 된다. 이를테면 가해자를 제압하기 위해 테이저건을 발사할 때, 3미터 내외의 거리에서 하반신을 조준하지 않았다면 감점 대상이다. 또한, 훈련자의 체험은 외부 모니터를 통해 모니터링할 수 있으므로, 여러 경찰관들이 서로의 대응 행태를 실시간으로 감상하며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스템의 소감을 밝히는 김기출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출처=IT동아)

이날 행사에 참가한 김기출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은 “이러한 첨단기술이 경찰 업무에 적용되는 것은 대단히 의미가 깊다”며, “성범죄 외에 기동대의 시위 진압 등, 다른 다양한 현장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TF(태스크포스)를 꾸려 아주 세세한 분야까지 시나리오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청장은 행사장 내에 설치된 폴리스라인 시스템을 직접 체험해 보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이끈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의 심현규 경위와 HO엔터테인먼트의 백성실 대표는 "현재 상태에서도 폴리스라인에 대한 체험자들의 반응은 좋지만, 아직 해당 솔루션에 최적화된 컨트롤러가 마련되지 않았고,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 역시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지속적인 지원 및 기술 개발이 이어진다면 한층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에 응한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의 장명수 경장(출처=IT동아)

이날 시연회를 시작으로 폴리스라인 키오스크는 경기북부지방경찰청 1층 강당 앞에 설치, 청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범운영 되며, 신임경찰과 경찰서 직원 교육프로그램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경기도에서는 향후 중앙경찰학교, 경찰교육원, 경찰대학, 일반대학교 경찰학과 등 교육기관에도 폴리스라인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사 중 폴리스라인을 자유 체험한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의 장명수 경장은 IT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체험해보니 의외로 잘 만들어져 있어서 실제 훈련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동료들에게도 이 시스템을 한 번 체험해 보라고 권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행사장 전경(출처=IT동아)

안동광 경기도 콘텐츠산업과장은 "VR 기술을 활용한 교육프로그램은 환경과 시간에 제약 없이 몰입감 있는 교육이 가능해 실제 현장 경험이 중요한 안전 교육, 현장 실습교육 등에 유용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도는 유망한 도내 VR/AR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제4회 경기 VR/AR 창조오디션' 참여 기업을 오는 4월 20일까지 모집한다. 자세한 문의는 경기콘텐츠진흥원, 또는 광교 경기문화창조허브로 하면 된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